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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Cinema & video shooting/Video and digital camera

"아나모픽(아나몰픽) 렌즈, 어떻게 쓸 것인가?" - 디지털 카메라에서 아나몰픽 시스템의 효용에 대하여 / Thinking about using anamorphic lenses effectively in digital cameras

Notice 얄팍한 상식 수준에서 다루는 비전문적이고 깊이 없는 포스팅이므로 숨겨져 있을 오류와 논리적 비약, 수다쟁이의 헛된 망상에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영상에 대한 일반의 관심이 늘어나면서 영상 장비나 각종 촬영, 편집 등의 후반 작업과 색보정, 필름(시네마) 룩에 대한 일반의 관심도 매우 높아진 것을 실감하게 된다. 전문 장비로 간주되던 시네 카메라나 렌즈, 그리고 촬영용 장비 또한 영상 대중화의 흐름 속에 일반 사용자들도 어렵지 않게 접하고 사용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고, 타인과는 차별화된 자신만의 연출/표현에 대한 관심과 욕망도 뜨겁게 달아오른 듯하다. 그중에서 대표적인 것이 영화 제작 등 특수 목적에서 사용되던 아나몰픽 광학 시스템이 일반 아마추어용으로 출시되기도 하고, 영화가 아닌 일반 드라마나 상업 영상에서도 활용되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보게 된다.  전문 영역의 장비 등으로 인식되었던 탓에 아나몰픽 광학계의 특징이나 효과에 대한 정보가 그리 많지 않아서, 개인적인 감상을 이전 수다에서 장황하게 다루었는데, 이번에는 디지털 영화에서 왜 아직도 아나몰픽 시스템이 사용되는지 그리고 드라마나 일반 상업/이벤트 영상 그리고 유튜브 등의 아마추어 영상에서의 효과적인 쓰임에 대한 개인적인 잡다한 생각을 정리해 보고 싶다. 

 

이전 아나몰픽 시스템의 광학의 특징과 효과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는 이전 수다 링크로 대신하자. 

 

2019/05/24 - [영상 녹화에 관한 카메라 이야기/영상과 디지털 카메라] - 아나모픽 렌즈, 아나몰픽 광학 효과(플레어와 심도 묘사의 특징)에 대하여 / About anamorphic optical system (Anamorphic format & effect)

 

아나모픽 렌즈, 아나몰픽 광학 효과(플레어와 심도 묘사의 특징)에 대하여 / About anamorphic optical sy

Notice - 얄팍한 상식 수준에서 다루는 비전문적이고 깊이 없는 포스팅이므로 숨겨져 있을 오류와 논리적 비약, 수다쟁이의 헛된 망상에 주의가 필요하다. 영상 촬영에 관심을 가지면서부터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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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시네마용 광학 기기로 인식되던 아나모픽 렌즈들은 최근 소비자 친화적인 영상 기기의 보급과 유튜브 등에서 시네마틱 영상 등의 관심으로 보급형의 아나모픽 렌즈들이 출시되고 있는 점은 아마추어 애호가로서는 무척 고무적이지만, 아나몰픽 렌즈 사용이 곧 시네마 룩이나 시네마 포토그래퍼로 전문 영역에 발을 들이는 ('입봉?') 것을 의미하지는 않음은 당연하다. 그 쓰임이나 상황에 맞지 않은 경우에는 애써 장만한 아나몰픽 광학 장치가 애물단지처럼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참고로 팍팍한 살림살이에 여유가 없어서 수다쟁이는 아나몰픽 렌즈를 가지고 있지 않다) 

 

 

▶ 아나몰픽 렌즈 사용의 목적에 대하여

 

필름 영화에서 아나모픽 시스템의 기존 필름의 규격을 그대로 사용하여 비용적 측면에서 장점을 유지하며 동시에 텔레비전의 4:3 화면비와 차별화된 확장된 와이드 화면비(주로 2.35:1 화면비)를 구현하려는 기술적 고려가 주목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즉, 제한된 필름면에 확장된 가로 화면을 담는 방식으로 필름면의 낭비 없이 (상하 레터박스를 사용해서 인위적으로 와이드 한 화면비를 만든다면 그만큼의 필름 면적이 낭비되고 이는 높은 해상력의 고화질 화면을 만드는데 불리할 수밖에 없다) 활용하기 위한 방법이었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위 링크의 내용을 참고하자) 이런 주 목적 외에도 아마몰픽 시스템만의 독특한 화면 효과와 큰 판형의 스틸 이미지와 달리 큰 판형의 선택에서 제한적이었던 Super 35mm 또는 16mm 필름 포맷의 단점(작은 필름 판형은 큰 판형에 비해 얕은 피사계 심도를 통한 배경 분리에서 불리하므로) 을 보완하여 상대적으로 넓은 시야 범위와 독특한 묘사, 피사체와 배경의 분리 표현 등 연출의 폭을 넓히는 장점이 있다.

 

아나몰픽 기기의 이런 특징은 디지털 영상 카메라에서도 그대로 이어져서 상대적으로 작은 이미지 센서 규격의 MFT 규격이나 super 35mm (APS-C) 규격의 시네마 카메라에서도 시야범위와 심도 표현의 폭을 넓혀 영화적인 느낌 등으로 요긴하게 활용될 수 있다. 물론, 컴퓨터 등으로 설계되어 이전보다 향상된 최신 광학기기의 얕은 심도 묘사에 탁월한 렌즈등장으로 아나모픽이 더 이상 대체불가한 광학 시스템이라 생각하지는 않지만, 깊은 심도의 일반적인 비디오 카메라(디지털 캠코더나 일반 TV 방송용의 스튜디오 또는 ENG 카메라) 화상과 비교해서, 주 피사체인 인물에 중심을 둔 시각적 효과, 영화적인 감성 즉, 시네마 룩의 구현에 잘 맞아떨어지는 점에서 그 효용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디지털 이미지 프로세싱의 장점에 기반하여 포스트 프로덕션 과정에서 이를 어느 정도 구현할 수 있겠지만, 이 또한 소모값 대비 결과물의 시각 효과를 생각하면, 저예산의 영화에서 완성도 높은 후반 작업을 기대하기 어려운 점과 이런 제반 사정을 모두 고려하면 촬영과 후반 작업 둘 중에 효과와 가성비 사이에서 고민하는 지점이 있겠다. 여러모로 아나모픽 특유의 비주얼적 효과와 작은 판형(Super 35mm 이하의 이미지 센서) 영상 장비에서 연출 (배경과 주 피사체 분리 등)의 폭을 넓히는 선택지라는 측면에서 아나몰픽 광학 효과는 현재도 충분히 매력적인 방식이다.

 

작은 판형의 카메라에서와 다르게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고 상대적으로 높은 해상력의 큰 판형의 디지털 시네마 카메라로 촬영되는 할리우드 블랙버스터 영화에도 아나모픽 광학 시스템이 종종 활용(모든 장면을 아나모픽 렌즈로 촬영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일부 장면 묘사에서 제한적으로 사용)되는 이유는 뭘까. 필름이 아닌 디지털 이미징에 기반하고 단순히 와이드 한 화면비를 얻기 위한 것이라고 하기에는 아나몰픽의 장점만큼이나 단점(고비용, 상대적으로 낮은 해상력, 그리고 포커싱 등 운용상의 어려움)이 있고, 아나몰픽 효과를 통해 얻는 시각적 효과와 그리고 시네마에서의 활용 방법에 대해 좀 더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스스로를 돌아보면, 단지 취미로 사진을 즐기는 아마추어 사진 애호가이고 카메라의 작동 원리나 광학 효과 등에 대한 궁금증에 이것저것 정보를 찾고 이를 기반으로 스스로의 망상이나 감상을 정리해서 수다 떨기 좋아하는 정도이며, 근래에는 영상으로 그 관심이 전이된 정도에 불과하다. 따라서 영상과 관련한 전문적인 지식은 전혀 갖추지 못했고 사실, 사진 촬영 이외에는 크게 관심도 없었다. 더구나 영상(특히 영화)과 관련한 일련의 작업(연출과 촬영 등)은 자유도 높은 종합 예술의 영역이고 따라서 특정 효과나 방법에 딱 떨어지는 만능의 답이나 불변의 법칙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진이나 영상에서 언급되는 흔히 '구도의 법칙'이나 '180도의 법칙' 등등 자주 '법칙'이란 이름으로 회자되고 칭송받는 기법 또한 경험적으로 공유되는 하나의 방법론에 불과하고 '법칙'이라 불리기 과한 감이 없지 않다. 이는 일종의 문법이나 화법과 같아서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때로는 그 틀에 얽매이면 틀에 박히기 쉽고 -일종의 고리타분한 '클리세?' 정도에 지나지 않아서- 이 틀을 깨고 새로운 또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는 것이 더 의미 있는 자기 계발이라 생각한다. 유행을 따르는 대세에 편승하거나 단시간에 일반적인 것을 만드는 속성의 방법으로는 법칙 암기와 이를 충실히 따르는 것이 효과 만점이지만, 자신만의 개성을 찾거나 새로운 것을 고안하고 창조하기를 원한다면 이는 또 하나의 족쇄가 될 수 있다. 부디, 이름에 현혹되어서 암기식으로 달달 외운 각종 법칙에 갇히지 않길 바라며 부실한 근거에 개인적인 망상과 억측이 뒤섞인 저질 수다를 좀 더 이어가 보자.

 

 

▶ 디지털 카메라에서 아나몰픽 시스템의 효용 - "이야기 속의 가상의 공간과 아나몰픽 광학 효과"

 

광학 장치로서 아나몰픽의 독특한 특징은 필름 카메라와 디지털 카메라에서 모두 동일하니 앞 서 언급한 배경 처리를 통한 효과나 상대적으로 작은 필름 판형 또는 이미지 센서 규격의 카메라에서 장점은 동일하다. 그리고 일종의 영화적 화면 (시네마 룩) 효과에서 기존의 필름 룩의 시각 감성의 연장에서 친숙한 영화 느낌을 구현하는 이점도 있다고 생각한다. 

 

 

- 영화 속 몰입을 위한 배경 처리와 아나몰픽 광학 효과

 

아나몰픽 광학 효과의 가장 큰 이점은 배경 정보를 가리거나 일부 왜곡해서 현실의 공간을 영화적 공간으로 전환하는 효과에 주목해야 하지 싶다. 즉, 이야기 속의 (실화 바탕의 사실적 영화에서는 영화 공간이 현실적 장소와 일치하겠지만, 이 또한 시공간적 측면에서는 시차가 있는, 현재와 완전히 일치하지 않는 영화 속 공간이 되어야 한다) 공간에 맞춰 세팅된 스튜디오나 대규모 세트장 촬영 등을 제하고 실사의 영화에서 촬영 장소는 현재 실 공간에서 이루어지고 이를 일정 가공하여 이야기 속의 공간으로 인식되도록 표현할 수밖에 없다. 영화적 장르에 따라서는 실사 촬영이 이루어지는 시간과 공간이라는 제약 때문에 이야기 또는 사건 몰입에 방해가 되는 부정적 요소가 산재해 있을 가능성도 있다. 그리고 영화 속 이야기에 딱 들어맞는 정밀한 세트장을 만드는 것은 막대한 제작비를 요하고, 이상적인 실제 공간과 배경을 찾는 로케이션, 그리고 해당 공간에서 촬영을 위한 사용 허가나 시민 불편에 양해 등을 구하는 등에 제작 시간과 예산이 급증한다.

 

예를 들어 필름 영화에서 아나몰픽 렌즈가 가장 빈번하게 활용되었던 서부 영화나,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포터 류의 판타지 물, 인터 스텔라 등의 미래 배경 + 우주 공간이나 우주선 등을 배경으로 할 경우, 배경은 만들어진 세트나 컴퓨터 그래픽에 의존해야 할 것이고, 아니면 현실의 유사한 분위기의 공간을 배경으로 이야기 속 공간으로 관객이 인식하도록 눈속임으로 처리할 수밖에 없는데, 이런 영화의 공간과 배경의 문제(디테일이나 배경이 전체 영화의 분위기나 이야기 전개와 잘 붙어야 하는 점)를 해결하는데 아나몰픽의 특수한 시각 효과(배경의 디테일을 뭉개어서 특정할 수 없게 하거나 부정적인 시각 요소의 정보를 줄이는 효과)는 꽤 요긴해 보인다.

 

영화 '인터 스텔라'에서 아나몰픽 렌즈의 효과적인 사용이 꽤 기억에 남는데, 먼지와 건조한 환경으로 황폐화된 지구의 옥수수밭 등을 아나몰픽 특유의 왜곡과 낮은 채도를 통해 삭막하고 암울한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묘사했고, 우주선을 통해 웜홀?을 통과하는 등의 장면에서 우주선이 흔들리고 불안정한 상태 그리고 이공간을 색다른 장면 묘사에서 적절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한 예라 생각한다.

 

가상의 시간이나 공간을 배경으로 한 영화/영상에서 현실의 특정 공간이나 세트 장치 등을 쉽게 알아챌 수 있다면, 관객이 영화에 몰입하는 것이 방해가 될 수밖에 없고, '옥에 티' 찾기처럼 사소한 제작상의 실수가 부각되는 위험을 감소하기 위한 방법으로 아나몰픽 광학 효과의 배경 효과는 장점이 있어 보인다. (단순히 뭉개서 배경을 흐리게 처리하는 것과는 조금 다른 효과) 그리고 아나몰픽 광학 렌즈는 가상의 공간에서 펼쳐지는 또는 회상이나 등장인물이 상상하는 장면 또는 꿈 등의 이질적인 공간의 장면 묘사에서 영화적 시각 효과 장치로 꽤 효과적이고 매력적인 장치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스타트랙 '더 비기닝' 2009  출처 - 구글링

따라서 리얼리티와 사실주의, 현장감을 강조하는 실화를 바탕으로 사실적 공간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나 다큐멘터리 영화 등에서 아나몰픽은 그리 어울리는 않는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물론, 감성적인 장면 연출을 위해 일부분에 사용할 수는 있겠다. 판타지물이나 SF, 서부 영화, 시대극 등의 현실과는 다른 시간적, 또는 공간적 배경을 하는 경우, 또는 영화 내의 회상 장면 등 사실성보다는 감각적인 표현이 필요한 장면에서 아나몰픽 광학 효과의 장점은 두드러지지 싶다.

 

 

- 컴퓨터 그래픽과 아나몰픽

 

마블의 히어로 물이나 우주 공간을 배경으로 한 영화 등에서도 자주 아나몰픽 광학 효과를 사용되는데, 이는 앞서 언급한 영화라는 가상의 공간이라는 측면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컴퓨터 그래픽(CG)으로 이루어진 부분과 실제 촬영된(실사) 화면과의 조화를 위해 사용되는 효과도 있어 보인다. CG가 많은 영화에서 활용되지만, 그 특성상 고해상도의 세밀하고 사실적인 화면을 만들기 위해서는 막대한 제작비가 필요하고 따라서 상대적으로 부실한 CG 배경과 실사 화면 사이의 부조화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아나몰픽 광학 효과(배경의 디테일이 크게 부각되지 않는)를 즐겨 사용하지 싶다. 

 

우주 공간을 배경으로 한 영화에서 아나몰픽 광학 효과, 그중에서도 특히 가로로 길게 형성되는 아나몰픽 특유의 플레어를 CG로 처리해서 항성의 빛으로 실제 광학 플레어가 발생한 듯한 '연출된 현실감의 장면'으로 묘사하는 활용 방법도 대표적이다. 때로는 현실에서는 체험되지 않고 오직 영화에서만 볼 수 있는 아나모픽의 플레어 효과가 때로는 특정 장르의 영화를 연상하게 하는 일종의 학습 효과도 있는 듯하다. 위 이미지 샘플의 '스타트랙 - 더 비기닝'에서는 플레어를 너무 남발해서 중요 순간에 임팩트가 덜한 감도 없지 않다.

 

최근에는 특수한 배경을 세트장으로 구현하는 비용이나 CG와 실사 화면의 부조화 문제 해결을 위해 먼저 배경이 되는 영상을 컴퓨터 그래픽 (주로 게임 제작 등에 활용되던 언리얼 엔진을 활용한 가상 화면) 작업으로 완성하고 이를 다시 세트장에 설치된 거대한 디스플레이(LED wall)에 재생하고 배우가 직접 연기하는 장면을 동시 실사 촬영하는 방법 (버츄얼 프로덕션)에서도 아나몰픽의 얕은 심도와 독특한 왜곡 효과는 LED 화면으로 재생되는 배경과 실제의 배우 간의 시각적 부조화 문제를 해결하는 편법(꼼수?)으로 활용되는 예도 있다.

virtuelle production studio

 

 

- TV 영상(드라마)에서의 아나몰픽

 

영화에서의 아나몰픽 광학 효과 탓에 최근 '필름 룩'이나 '시네마 룩'을 지향하는 TV 드라마 등에서도 종종 활용되고 있다. 단순히 영화적인 시각 효과를 주기 위한 경우도 있어 보이고, 앞서 영화에서와 같이 가상의 시대 배경이나 가상의 공간을 표현하는 효과 등에 주목하게 되고, 촬영이 이루어지는 배경이나 공간 즉, 스튜디오나 세트장, 또는 현실의 일상 공간을 특정할 수 없는 이야기 속의 공간으로 전환하는 장치로도 활용되지 싶다. 예를 들어, 한강 고수부지에서 촬영된 장면을 불특정 한 가상 또는 시간 배경이 다른 강변 공간으로 시청자가 인식하도록 하는데 아나몰픽 광학 효과 등이 꽤 잘 어울린다. 

 

그 외에도 드라마 등에서 몽환적이거나 신비한 효과 또는 주 피사체인 사람의 감정적인 상태 등을 표현 효과에도 쓰임을 찾을 수 있겠다.

드라마 '시그널'

아나몰픽 광학 시스템을 사용한다고 해서 모든 장면이 영화적인 느낌이나 시네마 룩으로 변모시키는 '요술 방망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1 : 2.35 와이드 한 화면의 종횡비만을 보고도 시네마 감성이라 느낄 수도 있고, 아나몰픽 보케나 플레어 효과만으로도 영화적인 느낌이라 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지만, 영화 특히, 디지털 이미징의 영화에서 아나몰픽 시스템은 기존 필름 영화에서의 아나몰픽 효과에 덧붙여 앞서 장황하게 설명한 바와 같은 여러 기술적인 이유로 활용되고 철저하게 계산된 장면에서 제한적으로 쓰일 때가 가장 효과적이지 싶다. 디지털 카메라의 이미지 포맷이 점점 커지고 얕은 심도 표현이 가능한 고성능의 렌즈들이 많아져서 아나몰픽 렌즈 자체의 효용은 예전 필름 영화에서와 같이 반드시 아나몰픽이어야 하는 대체 불가한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디지털 이미지 시대에 발맞춰 아나몰픽 광학 효과의 활용법도 좀 더 다양해지고 있고, 또 이를 활용한 참신한 방법 등이 나타나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가 주목하는 아나몰픽의 광학 효과보다는 배경이나 공간을 좀 더 저렴하게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더 많이 활용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근래 유튜브 등에서 일반 아마추어를 위한 저렴한 아나몰픽 렌즈 등을 소개하는 영상 등을 자주 접하게 된다. 그리고 텔레비전 드라마에서도 아나몰픽으로 촬영된 장면을 본 듯하다. 시네마 전용으로만 인식되던 이런 시각 효과는 때로는 재미있지만, 상황이나 이야기 전개와 잘 맞지 않는 사용으로 아나몰픽의 장점을 살리지 못하는 점도 눈에 띄어서 조금 아쉽다. 그리고 아나몰픽 광학 장치는 종횡의 압축비에 따라 아나몰픽 효과에서 큰 차이를 보이므로 이 점 또한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1.33x, 1.8x, 2x 등이 주로 제품에 적용되는데 종횡 압축비가 클 수록 아나몰픽의 특징적인 시각 효과와 가격도 비례하는 것 같다.

 

일상의 사실적인 모습을 담담하게 담는 영상이나 사실적인 다큐멘터리 류, 그리고 현실적인 여행 영상, 장엄한 자연경관 등의 사실적 묘사 등에서는 아나몰픽은 그리 썩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사실, 아나몰픽이 효과적일 때는 일반적인 장면들 속에 아나몰픽의 시각적 효과가 이야기 흐름과 감정 선에 잘 들어맞게 표현될 때가 아닐까? 흔히, 얕은 심도로 주 피사체를 강조하는 효과처럼 아나몰픽의 배경이나 공간의 정보를 줄이고 주 피사체에 더 집중하게 하는 효과로 사용하거나 배경이나 공간이 영상의 의도한 분위기와 조화되지 않는 경우 (잘 붙지 않을 때)에 공간이나 배경을 아나몰픽 효과로 뭉개거나 정보양을 조절하는 것 등에 나름의 용도를 찾을 수는 있겠다. 하지만, 구체적인 사용 의도나 목적, 장면에 대한 이해 없이 너무 남발하면 '과유불급의' 감성 과잉으로 보일 때가 있고, 모든 사진을 얕은 심도로만 찍는 무절제한 '심도 놀이'의 사진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 아나몰픽 효과를 위해 치루어야 하는 기회비용과 아나몰픽 광학계의 내재된 단점(주변부 왜곡과 상대적으로 낮은 해상력, 비대해진 광학계로 인한 운용상의 곤란 등등)을 감안하면 "아나몰픽 = 시네마 룩 또는 영화적 느낌"으로 공식/일반화하는 '묻지 마 찬양' 또는 돈에 이끌린 마케팅의 흐름은 우려스럽고 조금 불편한 구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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