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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ies about photography and cameras/One more step

사진, 그리고 한 걸음 더. 5 - 이미지의 서사에 대하여. part 1 / Narrative Photo and Storytelling

Notice 얄팍한 상식 수준에서 다루는 비전문적이고 깊이 없는 포스팅이므로 숨겨져 있을 오류와 논리적 비약, 수다쟁이의 헛된 망상에 주의가 필요하다.

 

 

시각적 요소로 이루어진 사진을 말이나 글로 설명하려면 쉽지 않다. 사진을 구성하는 요소라든가, 이미지로 시각화되어 나타나는 각 정보의 함의는 다양하고 복합적이라 한두 마디 말로 정의하기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고, 다른 장르의 예술이 그러하듯이 상징과 함축, 그리고 감각적인 감상까지 더해져서 사진(이미지)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분석하는 일 또한 쉽지 않다. (연극의 3요소니 사진의 3요소 등등의 방식으로 정의하는 것은 쉽게 개념을 잡는데만 중점을 둔 획일적인 편의주의 또는 주입식 교육의 잔재가 아닐까? 사진에 대한 정의나 평가가 사람마다 다양할 테고 따라서 뜬 구름 잡는 것처럼 두루뭉술하게 선문답처럼 다루어지는 이유인지도 모르겠다. 스스로 정리되지 않은 생각에 개념 정립부터가 쉽지않은 고약한? 수다가 될 수밖에 없고 재미있는 수다는 애초 기대하기 어렵고 읽는 사람의 흥미를 유발하기도 쉽지 않아 다루기 꺼려지는 주제이지 싶다) 

 

사진이나 회화 등 시각 예술은 직접 보는 것이 백 마디 말보다 나아서 굳이 말이나 문자 등으로 정의하고 설명할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스스로를 되돌아보면 좋은 사진에 대한 생각에 갈피를 잡기 어려웠고, 좋은 사진을 추구하기 위한 방향을 찾는 노력의 일환으로 말이나 글로 풀어서 하나하나 다루는 것도 의미는 있지 않을까. 카메라를 손에 들고 길을 나서지만, 정작 사진 촬영을 위한 여행을 하는 것인지 카메라와 함께 정처 없이 방황하고 있는 것인지 헷갈리기도 한다. 이런 방황에 작은 이정표라도 찾으려는 시도로 말장난 같은 수다를 장황하게 이어가는 이유일 테다. 

 

좋은 사진을 한마디로 정의하는 것은 쉽지 않고, 사진의 장르/분야나 쓰임에 따라 좋은 사진이 가져야 할 요소나 덕목도 각각 다르다고 생각한다. 일부 조형적 아름다움에 치중한 순수 예술(Fine art)로서 사진은 이미지화된 시각적 비주얼 요소(사물의 형태나 구도, 색깔 등이 만드는 시각적 요소) 만으로 충분히 좋은 사진일 경우도 있지만, 조형적 미와 함께 스며있는 메시지(이야기)나 작가의 주제 의식 또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보도나 기록 (개인적인 기록/기념을 위한 개인 사진 등을 포함하여 )을 목적으로 한 사진에서는 앞의 조형적 요소뿐만 아니라 이미지에 담긴 사실의 실제성(사실성)과 주제에 부합하는 목적을 위한 서사나 사진을 통해 전달하려는 메시지도 주요한 요소가 된다. 일반적인 상업 사진 또한 (연출에 대해 상대적으로 다른 장르에 비해 관대한 자유를 향유하겠지만,) 조금 결이 다른 사실성/현실성과 본연의 목적(상업)에 부합하는 요소와 함께 이미지 속의 서사가 중요하게 결합되지 싶다.

 

이야기하고픈 바는 사진에서 조형적 아름다움 외에 그 속에 내포하고 있는 이야기 즉, 사진의 비언어적 서사의 중요성이다.

 

 

▶ 사진(이미지)과 비언어적 서사

 

사진을 이루는 요소에서 '서사'는 조금 생뚱?맞아 보인다. 문학이나 연극/영화 등의 장르에서 친숙한 서사는 (본래의 의미로 고지식하게 적용하면) 정적인 시각 요소로 이루어진 사진에서 어울리지 않는 요소라 생각할 수도 있다. 서사는 사실, 문학적 의미에서도 단순히 이야기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서정이나 서술과 구분해서 서사에 대한 개념 정의부터 해야겠지만, 이는 수다쟁이 수준에서 매우 어렵고 곤란해서 다루기 망설여진다. (어설픈 논리에 기댈 수밖에 없고 이마저도 비약이 있을 수 있으니 먼저 양해를 구한다)

 

서사는 '이야기'나 '스토리텔링'의 의미로 이해할 수도 있겠다. 때로는 시각적 장면과 결합하여 극적인 장면의 서사는 '드라마'로 불리기도 한다. (전통적 의미에서 '드라마'는 희극과 비극 현재에는 더 다양한 의미로 사용되지만, 그 속의 서사가 시각적인 장면과 결합하여 드라마틱한 순간/장면 등으로 자주 언급되지 싶다) 사실, 서사는 조금 고리타분하고 밋밋하게 들리지만, '드라마'가 더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용어라서 '이미지의 드라마'라 칭하면 더 시각적이고 감각적으로 다가온다.

 

서사는 시, 소설 등의 문학 작품이나 대본, 시나리오 등에서 언어적 서사의 깊은 인상 탓에 정적인 사진/이미지의 비언어적 서사는 생소하다. 하지만, 드라마 또는 드라마틱한 장면은 이런 문학의 서사를 보다 시각적인 감각으로 이끌어 준다. 사진의 시각적 요소로 만들어진 이야기라면 이를 사진/이미지의 서사라고 불러도 되지 않을까? 특히 사건이나 시대상을 담는 보도와 다큐멘터리 사진이나 사건이나 행사를 기록한 이미지에서 서사의 작용은 강력하게 작용하고 사진에서 느끼는 감동의 가장 핵심적인 요소 또한 '사진의 서사' 때문이 아닐까! 

이주민의 어머니 - 도로시아 랭

 

 사진의 '비언어적 서사'는 그 시대의 일반적인 사람들의 지식이나 감정, 의식 등 보편성이나 상식을 기반으로 시각적 징표와 상징을 통해 의미/메세지 또는 감정이나 감성의 전달을 목적으로 한다. 사진에서 서사는 단지 파편화된 정보로 존재하고, 제목이나 추가된 설명으로 보다 구체화할 수 있으며, 감상자에 의해 구체적인 이야기로 재구성되는 방식으로 변주되어 비로소 완성되기도 하며, 따라서 사진의 서사는 하나의 완성된 서사일 수도 있지만, 대부분 시각적 징표와 상징에 의한다. 비언어적 서사는 (메시지 또는 정보 전달 또는 맥락의 이해 측면에서) 언어적 서사보다 친절?한 방식은 아닐 수 있지만, 시각적 정보/요소가 가지는 명확성과 사진을 통해 담보되는 (시각적 정보로서의) 사실성과 실재에 대한 신뢰는 언어적 허구에 대한 의심이나 현란한 문장력으로 치장되는 언어적 서사보다 때로는 더 직관적이고 명확한 강한 서사의 도구로 작용할 때도 있다. 언어적 서사를 통해 상상으로 그려지는 이미지와 실제 눈앞에 보이는 구체적이고 사실적인 이미지의 비언어적 서사의 효용을 신문 1면을 장식하는 보도 사진이나 전시회의 다큐멘터리 사진, 그리고 라이프지로 대변되는 사진 저널리즘, 장대한 자연의 실제 모습을 하나의 서사시처럼 보여주는 내셔널 지오그라피의 생태 사진에서 어렵지 않게 경험할 수 있었다. 

 

사진의 서사 즉, 비언어적 서사는 시각적 징표와 상징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의미의 전달이고, 이는 사진을 감상하는 사람들의 재해석에 의해서 비로소 완성되는 구조이다. 사진의 서사는 단순한 이야기나 감정/감성의 전달일 때도 있고, 작가의 의도나 메시지를 '찰나' 때로는 '결정적 순간'이라는 하나의 장면으로 창조된다. 하지만, 모든 이야기가 그러하듯 맥락에 따라 달리 해석될 여지(일종의 배달 사고?)도 다분하다. 즉, 앞 뒤 맥락이 생략되거나 메시지를 받아들이는 사람의 시각적 징표나 상징의 해석에 따라 본래 의도한 작가의 메시지나 의도는 왜곡/곡해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사실성을 담보하는 이미지 서사의 장점은 때로는 그 사실성에 의해 가짜 뉴스나 왜곡된 사실을 증빙하는 자료로 악용될 여지도 크다. (합성과 조작에서 더 자유로운 디지털 이미지에서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이는 보도 사진의 서사의 사실성이 디지털 기술의 발전에 따라 영상에 자리를 내어주고 뒷방 신세가 되어버린 것과 관련이 깊다)

 

 

▶ 사진의 장르와 서사

 

서사는 모든 사진에서 필수 요소는 아닐 수 있다고 생각한다. 순수 시각 예술에서 형태나 구성, 질감, 색채 등 조형적 미학의 추구의 경우 서사는 전면에 드러나지 않고 제거되거나 생략되기도 한다.

 

하지만, 르포르타주(흔히 '르포'로 불리는) 사진이나  다큐멘터리, 보도 사진 등에서 서사는 중요한 요소가 되어 작가와 대중을 연결하고 사건이나 사실을 전달하는 매개 역할을 한다. 이는 이미지의 사실/실재성과 함께 작가의 의도나 작품 전반에 깔린 메시지와 강력하게 연결된다. 이미지의 서사가 가장 도드라지는 사진 장르로 르포르타주 사진이 대표적이지 싶다. 르포르타주는 사회 현상을 충실히 기록/보고하는 기록 문학에서 출발하는데, 사진에서는 흔히 다큐멘터리 사진이나 미디어 보도 사진이 이에 해당하고 기록과 보고에 방점이 찍히는 만큼 르포르타주 사진의 서사는 사실성에 기반하여야 한다. 그리고 르포르타주의 특징으로 보고와 기록이라는 측면에서 객관성이 요구된다. 하지만, 촬영 대상과 구도 그리고 순간을 결정하여 촬영하는 사진가의 주관이 크게 작용하는 것도 사실이지 않을까. 사진과 편집은 별 관련 없는 것처럼 인식될 수 있지만, 실제 사진 촬영에서 작가가 그 순간을 결정하여 카메라 셔터를 작동시키는 그 자체가 이미 편집의 순간이라 해야 하지 않을까. 촬영 후 사진 중 선별하는 과정 또한 주관이 강력하게 작용하는 영역이라 생각한다. 

세바스티앙 살가도

'상업/comercial 사진'의 서사는 목적에 의해 연출된 서사로서 르포르타주의 사실성과는 다른 서사에 해당하지 싶다. 즉, 앞서 사실성이 팩트에 기반한 르포르타주 서사에 반해 상업 사진의 서사는 '픽션'의 서사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더구나 상업 사진의 극적/허구적 연출과 결합하여 서사나 상업적 목적에서 메시지 그리고 감성의 전달에 더 치중한 특성도 눈여겨볼 만하다.   

상업적 목적을 위해 연출된 상업 사진 출처 - 구글링

개인 사진은 더 다양해서 개인적인 관심사에 따른 기록의 사진과 특정 순간이나 사건, 행사 등을 기념하기 위하여 사진 그리고 개인의 예술적 사진 등으로, 개인 사진의 범주는 매우 넓다. 따라서 개인 사진을 특정 장르라고 말하기도 곤란하고 또한 모든 장르를 포괄하기도 한다. 그리고 디지털 기술과 인터넷, SNS 등이 사진에 가져온 변화는 개인 사진을 단순히 개인 사진첩이나 집안의 액자 등 개인적 전시 공간에만 머물렀던 '전형적 개인 사진'에서 (전부는 아니지만 일부의 개인 사진은) 개인 홈페이지나 블로그, 인스타그램이나 각종 커뮤니티 이미지 게시판 등을 통해 공개되고 함께 향유되는 새로운 소비/전시 형태의 개인 사진으로 변모하였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사진을 게시하고 매체의 변화 뿐만 아니라 사진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환경의 변화와 관련해서 그리고 개인 사진의 서사 또한 흥미로운 지점이 꽤 있다. 이는 꽤 장황한 개인적인 망상으로 꼬리에 꼬리는 무는데, 글이 길어지니 다음 편을 기약하자.

 

사진 장르에 따른 이미지 서사는 대략/간단히 언급하고 넘어가기에는 아쉬운 지점이 있고, '좋은 사진'과 서사에 대해 이야기하고픈 바 커서 좀 더 자세히 다루고 싶다. 장르에 따른 서사 그리고 사진 서사의 한계, 나아가 디지털 기술의 심화로 인해 사진과 관련해서 변화하는 지점에서의 '좋은 사진'에 대한 이어지는 것에 대한 망상은 다음 수다에서 자세히 이어가 보자. 

 

좋은 사진을 만드는 것은 조형적 아름다움과 함께 사진 속에 담긴 이야기가 중요하게 작용한다. 문득, 이 세상을 바꾸는 진정한 힘은 '드라마(극적 서사)'가 아닐까 싶고, '좋은 사진' 또한 그 속에 담긴 서사와 조형적 아름다움이 함께 만드는 것은 아닐까!

 

2019/12/23 - [사진과 카메라 이야기/사진 그리고 한 걸음 더] - 사진이란 무엇인가? 6 - 이미지의 서사에 대하여. Part 2 (사진의 장르와 서사)

 

사진이란 무엇인가? 6 - 이미지의 서사에 대하여. Part 2 (사진의 장르와 서사)

Notice - 얄팍한 상식 수준에서 다루는 비전문적이고 깊이 없는 포스팅이므로 숨겨져 있을 오류와 논리적 비약, 수다쟁이의 헛된 망상에 주의가 필요하다. 사진의 역사가 200여 년이나 흘렀고 취미로 사진을 찍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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