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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ies about photography and cameras/Vintage Lenses & digital Camera

<빈티지 렌즈와 디지털카메라의 이종결합 X I> 하프 프레임 카메라 / Construction of camera - Half-frame camera

 

'떡 본 김에 제사'라 캐논 데미 하프카메라 하나가 손에 들어왔으니 이번에는 하프 프레임 카메라에 대해 수다를 떨어보자.

 

 

하프 프레임 카메라(이하 '하프 카메라)는 35mm(135) 필름을 사용하며, 기존의 35mm 카메라 한컷의 가로 필름 면을 분할하여 세로로 2컷을 촬영하는 방식의 카메라를 일컫는다. 일반적인 카메라의 경우 가로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서는 카메라를 가로로 촬영하고, 세로 사진 촬영을 위해서는 세로로 파지 촬영하는 것에 비해, 하프 카메라는 가로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세로로 촬영하여야 했다. 익히 잘 알고 있는 내용이므로 간략하게 관련된 이야기들로 대신한다.

 

 

▶ 하프 카메라의 등장과 그 배경

 

최초의 하프 카메라는 1959년 출시된 올림푸스 펜 - Olympus Pen-인데 당시 출시와 함께 상당히 인기가 있었다. 올림푸스 Pen의 인기에 힘입어 1960년대는 하프 카메라의 전성기를 맞았고 이런 인기의 배경에는 1960년대의 카메라의 대중화에 편승해 작고 저렴하고 사용하기 간편한 컴팩트 카메라가 대중적 인기를 끌었다.

 

하프 카메라가 35mm 필름에 상을 담는 방식과 규격은 영화의 35mm 방식을 기반으로 스틸 카메라에 적용하였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링크로 대신한다.

 

2018/01/04 - [사진과 카메라 이야기/Camera & Lens Structure] - <카메라와 렌즈의 구조 35> 이미지의 가로 세로 비율(종횡비)에 대하여 / About image aspect ratio

 

<카메라와 렌즈의 구조 35> 이미지의 가로 세로 비율(종횡비)에 대하여 / About image aspect ratio

Notice - 얄팍한 상식 수준에서 다루는 비전문적이고 깊이 없는 포스팅이므로 숨겨져 있을 오류와 논리적 비약, 수다쟁이의 헛된 망상에 주의가 필요하다. 그동안 재미없는 주제를 다뤘으니 이번에는 좀 엉뚱한 주..

surplusperson.tistory.com

 

Olympus pen, 1959

 

하프 카메라는 컴팩트한 크기에 간편한 사용법으로 별도의 사진 관련 지식이나 기술 없이도 쉽고 간편하게 사진을 촬영할 수 있었던  장점이다. 그리고 포켓에 들어갈 정도의 작은 크기는 어디서나 쉽게 휴대할 수 있어 사진기의 사용 폭과 활용도를 대폭 증가시켰다. 이러한 하프 카메라의 성공 배경에는 필름의 질 개선으로 하프 프레임으로도 양질의 사진 인화가 가능했고 무엇보다 다른 타입의 카메라와 비교되는 하프 카메라만의 장점으로 당시로서는 고가(高價)였던 필름을 경제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대중적 인기에 힘입어 일본 제조사들은 앞다투어 하프 카메라 모델을 출시하였다. 하지만 '權不十年 花無十日紅' 60년대 후반을 기점으로 칼라 필름의 가격이 저렴해졌고, 35mm 필름 포맷 풀 프레임을 사용하는 콤팩트한 Rollei 35 (1966)와 같은 작고 뛰어난 경쟁 제품들이 등장하는 등 콤팩트함과 휴대성에서 독보적인 인기를 유지했던 하프 카메라의 성공도 한풀 꺾이게 되었다.

 

Rollei 35, 1966

 

 

 

▶ 하프 카메라의 뷰파인더와 포커싱 방식

 

하프 카메라의 뷰파인더는 서두에서 언급하였다시피 카메라를 가로로 촬영하면 세로의 이미지를 필름에 노광되므로 뷰파인더의 구도 또한 카메라 가로 상태에서 세로 구도로 보인다. 하프 프레임의 SLR 카메라였던 올림푸스의 Pen - F 시리즈를 제외하고 하프 카메라는 콤팩트하고 저렴한 카메라라는 시장 타깃에 충실하게  렌즈 고정형의 콤팩트 카메라 타입으로 만들어졌다.

 

Olympus pen EES-2

 

 

레인지파인더 카메라는 광학식 거리계와 카메라의 포커싱을 연동하여 이중상 합치를 통해 정확한 포커싱이 가능한 장점이 있지만, 광학식 거리계의 공간(기장선과 프리즘 등의 공간이 필요하다) 문제와 카메라 렌즈와의 포커싱 연계를 위한 커플링 장치 등 정교한 설계와 구조가 필요하다. 따라서 보급형 컴팩트콤팩트 카메라에 장착되기에는 제조비용 상승의 부담이 있었고 콤팩트한 장점을 살리기 위해 내부의 공간에도 제약이 있었다.

 

컴펙트 하고 간편한 촬영과 저렴한 구매 가격을 장점으로 했던 60년대의 대부분의 하프 카메라에는 단순히 구도 확인과 기종에 따라 자동 노출 확인 표시계가 달린 간소화된 광학식 뷰파인더 방식이 주류를 이루었다. 때때로 거리 표시 기능이 결합된 뷰파인더도 있었는데 레인지파인더 방식과는 다른, 대략적인 포커싱 거리 확인이 가능한 정도의 정보(인물/인물 단체/풍경 등)만 표시되는 방식이었다.

 

실제 필름면에 노광되는 상이 통과하는 렌즈와 뷰파인더의 위치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시차(Parallax)가 존재하므로 특히 근거리의 피사체 촬영 시에는 뷰파인더와 실체 촬영되는 상의 구도에서 차이가 발생하는 단점이 있다.

 

하프 카메라의 포커싱 방식은 60년대에 AF가 개발되기 이전이었으므로 수동 포커싱 방식이었다. 수동 포커싱 방식에는 존-포커싱을 활용한 목측식과, 거리계 연동식(RF 카메라),  SLR 카메라의 광학식 뷰파인더와 결합한 수동 포커싱 방식이 대표적이었는데, 콤팩트(주머니에 들어가는 휴대용의 카메라)을 가장 강조했던 하프 카메라는 대부분 목측식의 포커싱 방식이 채택되었다.

 

60년대 당시 소형필름(35mm) 포맷 카메라의 제품군은 대략 렌즈 교환형 고급 카메라로 비교적 큰 SLR과 이에 휴대성이 결합된 레인지파인더 카메라가 있었고, 콤팩트를 표방한 일반 보급형의 렌즈 고정형 RF 카메라(거리계 연동 방식이 아닌 다수 있다)와 경제적 효율까지 덧붙인 하프 카메라 제품군으로 구분되다.

 

Canon demi ee17 Viewfinder

 

 

▶ 하프 카메라의 측광 방식

 

복잡하고 어려운 조작없이 간편한 촬영을 표방했던 콤팩트 카메라는 60년대 자동 측광 장치와 결합하며 카메라 대중화에 기여하였다. 초기의 셀레늄 셀을 이용한 방식은 측광을 위한 넓은 수광부가 필요하고 측광 속도와 정확도가 부정확한 단점이 있었으나 별도의 전지를 필요로 하지 않는 장점도 있었다.  1960년대 중반 CDS(황화 카드뮴) 셀을 이용한 자동 측광 기능을 내장한 카메라가 속속 등장하였고 측광 속도와 정확도가 향상된 진일보한 방식으로 자동 측광을 활용한 EE(Electronic Eye) 모드 등으로 인기 있었다. EE 모드는 최근 카메라의 P(프로그램) 모드의 초기 방식으로 카메라의 측광 정보에 따라 카메라가 셔터스피드와 조리개 값을 설정된 값에 따라 적용하여 촬영하는 방식이었다. 고급 카메라 기종에 적용되던 조리개 우선 모드와 유사한 결과를 얻을 수 있지만, 주로 보급형의 콤팩트 카메라에 적용되었으며 카메라 상의 표시는 Auto(당시의 기준으로 오토라고 불렀다. 현재의 전자동과는 조금 다르다) 등으로 두루뭉술하게 표기되기도 했다.

 

 

▶ 하프 카메라의 셔터

 

하프 카메라는 휴대성과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렌즈셔터 방식을 채택했다. 이는 렌즈 고정식의 카메라에서 아주 효과적인 방식이었는데, 포칼 플레인 셔터 방식에 비해 제조비용이 저렴하고 작으며, 셔터 작동 시 소음과 충격과 거의 없었으며 카메라의 무게를 줄이는데도 긍정적으로 작용하였다. 그리고 플래시 사용 시 모든 셔터 속도에서 플래시 동조가 가능한 점도 장점이다.

 

Canon demi EE17 shutter

 

 

렌즈 셔터는 렌즈의 좁은 공간에 설치하여야 하는 구조적 단점이 있었고, 작고 오밀조밀한 장치와 스프링의 장력으로 작동하는 기계적 한계에 따라 최고 셔터 스피드가 1/500 sec에 그쳐 그 이상의 고속 셔터는 사용할 수 없다. 따라서 일반적인 촬영 환경 이상의 광량이 풍부한 곳에서는 노출과다로 정상적인 촬영이 곤란한 경우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

 

카메라 렌즈 측면에 장착된 노출 계수 조정(Exposure Factor adjustin) 레버는 카메라로 유입되는 광량에 변화를 줄 수 있는 필터 등을 사용할 경우 적절한 노출값으로 보정하는 장치다. 이는 렌즈 셔터의 특성으로 인하여 TTL 측광 방식을 적용할 수 없었고, 카메라 전면의 CDS 셀 수광부가 외부에 위치하므로 필터 계수에 따른 노출값이 카메라의 노출 정보에 반영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장치이다. 즉, 필터를 사용하는 경우, 필터의 노출(필터) 계수만큼을 적용하여야 적정 노출로 촬영된다.

 

노출 계수는 필터 계수와 거의 동일한 개념이라 할 수 있다. 필터는 각각의 빛 투과율에 따라 필터(노출) 계수가 표기되어 있는데,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UV 필터의 경우 투과율의 거의 변화가 없으므로 x1, 그리고 각종 색필터나 ND 필터 등에 투과율에 따라 x2, x4 등의 노출 계수가 표기되어 있다.

 

 

하프 프레임 카메라는 60년대 상황에 맞물려 큰 인기를 누렸지만, 폭발적인 판매고 만큼이나 시장은 빠르게 포화상태에 접어들었다. 이후 소형화된 35mm 프레임 규격의 일반 콤팩트 카메라 제품들과의 경쟁에서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다.(동일한 135 필름을 사용하였으므로 소형화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기 어렵다) 하지만 필름면을 분할하여 더 작은 크기로도 특색 있는 한 장의 사진을 만들고 콤팩트한 크기는 소형 휴대용 카메라의 좋은 본보기가 되어 많은 콤팩트 소형 카메라와 APS(Advanced Photo System) 규격의 탄생(1996년)에 시발점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APS 규격의 필름은 비록 단명하였고 큰 성공을 거두진 못했지만, (APS 규격에 과도한 투자로 경영상 곤경에 처한 카메라 제조업체들도 있었다) 디지털카메라로 이어지며 인기 있는 디지털 이미지센서 규격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하프 카메라는 소형 필름 포맷의 소형 카메라를 더욱 작게 만들었고 보다 소형의 필름 포맷의 시장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지 싶다.(카메라 제조사의 매출과 수익적 측면에서는 렌즈 교환형의 고급형 기종보다 콤팩트 카메라의 매출과 수익률이 월등하고 유의미한 비율을 차지한다는 점은 공공연하게 알려진 사실이다. 카메라 모듈을 장착한 모바일 기기의 약진으로 캠팩트 카메라 시장은 현재 괴멸적?인 피해를 입어 미래를 장담하기 어려운 지경인 것은 논외로 하자)  휴대성의 극대화로 소형화 카메라 제품 시장의 외연을 확장하였고, 화질에서의 장점은 조금 부족하지만, 분할한 작은 필름 면만을 사용하는 특징과 간편한 사진 촬영을 위한 직관적인 기능 등은 일명 똑딱이로 불리는 자동 컴팩트 카메라와 컴팩트 디지털카메라의 출발점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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