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논 FD 55mm f/1.2 S.S.C. (초고속 표준 렌즈에 대하여 II. 1970년대 ) / About Canon FD 55mm_f1.2
Notice - 얄팍한 상식 수준에서 다루는 비전문적이고 깊이 없는 포스팅이므로 숨겨져 있을 오류와 논리적 비약, 수다쟁이의 헛된 망상에 주의가 필요하다.
70년대의 FD 렌즈 이전의 R/FL 마운트 초고속 표준 렌즈에 대해서는 아래 링크를 참조하자.
Canon은 1971년 하이엔트 SLR 카메라 Canon F-1을 출시하고 본격적인 FD ("Focal-plane shutter with Dual linkage for diaphragm control") 마운트 시대를 알렸다. FD 마운트에 대해서도 이전 포스팅 링크로 대신하자.
▶ Canon FD 55mm f/1.2의 시기별 버전 변화
캐논 FD 초고속 표준렌즈의 시기별 버전은 Canon Museum에서 이미지와 사양 정보를 출시 순으로 나열한 자료로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렌즈명과 샘플 이미지가 일치하지 않는 오류가 있고 간단한 사양 요약 정도다. 초고속 표준 렌즈와 관련하여 찾은 자료와 개인적인 사감을 담아 정리해 보자.
- Canon FD 55mm f/1.2
1968년에 출시했던 FL 55mm f/1.2의 광학 설계에 FD 마운트를 적용하여 리뉴얼한 것으로 보인다. 마운트 변경 외에도 FD 렌즈의 일관된 디자인이 적용되어 현대식의 수동 렌즈 외형으로 변화의 폭이 크다. 전면 필터구경은 58mm로 동일하지만, 후드 장착방식이 배요넷 마운트 방식이 적용되어 전면에 돌기가 생겼고 이 초기 버전에서는 크롬도금(일명 '크롬코')으로 마감되었다. 포커스 링은 합성고무 마감이고, 렌즈의 전체 길이는 같지만 경통지름이 약 9mm 늘어서 (75.8mm) 이전 버전에 비해 통통한 모양이 되었다. 무게 또한 85g이나 증가해서 꽤 무겁다. 직선 운동 이중 나선/Stright drive double helicoid 구조가 황동 재질인 것이 원인이라 생각한다.
Marketed | March 1971 |
Original Price | 39,000 yen |
Lens Construction (group) | 5 |
Lens Construction (element) | 7 |
No. of Diaphragm Blades | 8 |
Minimum Aperture | 16 |
Closest Focusing Distance (m) | 0.6 |
Maximum Magnification (x) | 0.109 |
Filter Diameter (mm) | 58 |
Maximum Diameter x Length (mm) | 75.8 x 52.5 |
Weight (g) | 565 |
- Canon FD 55mm f/1.2 AL
초고속 표준렌즈의 고급 버전으로 Canon FD 55mm f/1.2 AL이 출시되었다. 2번째 요소의 비구면과 8번째 요소의 플로팅 방식이 적용되었는데, 이후의 55mm 비구면 버전들과 동일한 광학 특성이므로 아래에서 한 번에 다루자. 외형은 앞서 설명한 FD 55mm f/1.2와 비슷하지만, 렌즈 길이가 2.5mm 더 길고 40g 더 무겁다.
Marketed | March 1971 |
Original Price | 145,000 yen (w/case and hood) |
Lens Construction (group) | 6 |
Lens Construction (element) | 8 |
No. of Diaphragm Blades | 8 |
Minimum Aperture | 16 |
Closest Focusing Distance (m) | 0.6 |
Maximum Magnification (x) | 0.11 |
Filter Diameter (mm) | 58 |
Maximum Diameter x Length (mm) | 75.8 x 55 |
Weight (g) | 605 |
- Canon FD 55mm f/1.2 S.S.C
멀티코팅인 S.S.C 코팅이 적용되었으며 전작과 광학 구성은 동일하다. SSC 코팅에 대해서 캐논의 홍보 자료를 일부 인용하자.
슈퍼 스펙트럼 코팅은 이 엄격한 색상 재현 표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개발된 기술이었다. 이 다층 코팅은 렌즈 표면 반사로 인한 고스트와 플레어를 제거하여 안정적인 특성을 가진 내구성 있는 단단한 렌즈 표면을 만듭니다. <출처> hk.canon
최초로 상용 카메라 렌즈 멀티 코팅은 1971년 펜탁스(타쿠마)다. 싱글코팅으로 불리는 반사방지(AR) 코팅은 유리 표면에서 반사되는 빛을 줄여 플레어 발생을 억제하고 투과율도 향상한다. (AR 코팅의 원리는 다수의 박막 코팅을 통해 위층 면에서 반사하는 빛과 그 다음 층에서 반사하는 빛의 위상차가 발생하도록 하여 '상쇄 간섭'을 통해 반사광이 없어진다) 흔히 싱글코팅으로 불리는 1950년대 개발된 다층 코팅 기술로 반사방지 코팅은 유리구면 반사율을 1% 이하로 줄일 수 있었다. 주로 불화마그네슘/MgF2을 유리 면에 진공 박막증착 방식이 대표적이다.
멀티 코팅은 반사방지를 위한 불화마그네슘 이 외에 불화세륨/CeF3, 산화알루미늄/Al203, 산화지르코늄/ZrO2 등의 굴절률이 다른 소재를 이용해 투과율을 향상과 그 외 필요에 따라 내구성을 높이기 위한 하드코팅, 오염 방지를 위한 발수 코팅이나 정전기 방지 코팅 등등이 있다.
Marketed | March 1973 |
Original Price | 50,000 yen |
Lens Construction (group) | 5 |
Lens Construction (element) | 7 |
No. of Diaphragm Blades | 8 |
Minimum Aperture | 16 |
Closest Focusing Distance (m) | 0.6 |
Maximum Magnification (x) | 0.109 |
Filter Diameter (mm) | 58 |
Maximum Diameter x Length (mm) | 75.8 x 52.5 |
Weight (g) | 565 |
- Canon FD 55mm f/1.2 AL S.S.C
FD 55mm f/1.2 AL에 멀티 코팅이 적용되었다.
Marketed | March 1973 |
Original Price | 147,000 yen |
Lens Construction (group) | 6 |
Lens Construction (element) | 8 |
No. of Diaphragm Blades | 8 |
Minimum Aperture | 16 |
Closest Focusing Distance (m) | 0.6 |
Maximum Magnification (x) | 0.11 |
Filter Diameter (mm) | 58 |
Maximum Diameter x Length (mm) | 75.8 x 55 |
Weight (g) | 575 |
- Canon FD 55mm f/1.2 S.S.C Aspherical
렌즈 전면 표기에서 일부 문자가 변경되었고, 그 외 주목할 만한 변화된 부분는 없다. 눈에 띄는 점은 출시 가격이 전작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다. (정확한 이유를 알 수는 없지만,) 같은 해 경쟁사인 펜탁스에서 SMC Pentax 50mm f/1.2를 출시했고, 같은 시기 출시한 FD 24mm f/1.4 S.S.C Aspherical과 다음 해 출시한 FD 85mm f/1.2 S.S.C Aspherical 출시를 통해 비구면 요소의 사용이 증가했고 초기의 비구면 설비 투자비용의 회수, 매출의 증가 등등 '규모의 이익'의 결과라 생각한다. 캐논의 공식 자료에서도 비슷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비구면 렌즈는 고급 디자인 기술과 매우 고정밀 생산 기술이 필요하므로, 높은 가격표를 가진 특수 렌즈를 만든다. 그러나 캐논은 레이저 광을 사용하는 측정기, 특수 재료를 사용한 연삭 돌 및 연마 기계를 제어하기 위한 전자 기술과 같은 최신 기술을 완전히 활용했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실험실에서도 달성하기 어려운 0.1미크론(1/10,000밀리미터)보다 더 나은 정밀도로 대량 생산 기술을 확립했으며, 이는 일반 렌즈처럼 대량 생산하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시장에 제품을 제공할 수 있게 했다.
<출처 - Canon museum>
Marketed | March 1975 |
Original Price | 80,000 yen |
Lens Construction (group) | 6 |
Lens Construction (element) | 8 |
No. of Diaphragm Blades | 8 |
Minimum Aperture | 16 |
Closest Focusing Distance (m) | 0.6 |
Maximum Magnification (x) | 0.11 |
Filter Diameter (mm) | 58 |
Maximum Diameter x Length (mm) | 75.8 x 55 |
Weight (g) | 575 |
50년대와 60년대의 초고속 표준렌즈 개발사에서 당시의 Pentax (Takumar lens) 인기와 60대의 카메라/광학 업계의 위상에 견주어 볼 때, 펜탁스가 이 경쟁에 동참하지 않아서 의아했다. 초기(1952년)의 펜탁스 카메라는 M37 마운트, 1957년 이후에는 M42 마운트를 사용했다. 펜탁스의 성공으로 펜탁스 마운트라고도 불렸지만, M42의 내부구경이 작아서 초고속 표준렌즈를 만드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M42 마운트는 42mm 나사산 규격이지만, 실제 활용할 수 있는 구경은 최대 37mm 정도였다. 더구나 미러박스 공간의 문제로 긴 후방 초점거리 문제가 있어서 초고속 렌즈 설계에 발목을 잡았다) 펜탁스가 1975년에 배요넷 마운트로 변경하고서야 비로소 내부 지름/직경 42mm을 확보했고, K 마운트 출시와 동시에 기다렸다는 듯이 SMC Pentax 50mm f/1.2를 출시했다. (펜탁스의 50mm f/1.2 설계는 이후 니콘과 캐논의 50mm f/1.2 설계에 영감을 준 그리고 50미리 초고속 렌즈의 기준이 된 설계라고 생각한다. 아사히 광학의 타쿠마와 펜탁스의 광학 설계는 군더더기 없고, 광학 성능도 우수해서 개인적으로 좋아한다)
▶ Canon FD 55mm f/1.2 AL/Aspherical 광학 구성과 적용 기술에 대하여
- 비구면 요소의 적용
비구면 요소의 사용은 초고속 렌즈와 같이 조리개 개구가 큰 렌즈의 최대 개방 조리개에서 구면 수차 문제 해결에 효과적이다. 얕은 수학 지식으로 접근해 보면, 구면의 곡률을 가지는 포물면의 유리나 포물면 거울에 반사시킨 빛은 한 점에 근사한다. 즉, 한 점에 완전히 모이는 것이 아니라 근사한다. 그리고 포물면의 구면의 곡률이 클수록 구면 수차도 커진다. 구면 수차를 해결하는 주요 방법으로는 낮은 포물면의 곡률로 근사의 차이를 줄이거나 또는 비구면을 통해 한 점에 모이도록 만드는 것이다. 문제는 낮은 곡률로는 충분한 굴절률을 얻을 수 없다. 비구면은 최적의 곡률을 계산이 복잡하고 계산/설계된 비구면 형상으로 연마하는 정밀 가공 기술 또한 고난도였다. 초기의 비구면 광학 유리는 숙련된 기술자의 수작업에 의해 만들어졌다. 즉, 기술자의 숙련도에 의지해 수작업으로만 가능했고, 요구 정밀도에 이르지 못하면 폐기해야 했으므로, 수율이 낮았고 대량 생산에 적합하지 않아서 매우 고비용/고난도 기술이었다. 70년대 컴퓨터를 이용한 광학 설계가 도입되면서 설계 단계에서 맞춤형 비구면 곡률 계산이 한결 수월해졌고, 광선 추적 기술 및 정밀 가공 기술(레이저 광을 사용하는 측정기, 특수 재료를 사용한 연삭 돌 및 연마 기계를 제어하기 위한 전자 기술과 같은 최신 기술) 도입으로 비구면 요소의 수율과 정밀도가 높아지며 상용 렌즈에 본격 활용되기 시작했다. 70년대 상용 렌즈에 비구면 요소의 적극적 사용은 캐논이 선도했다.
- 고굴절 저분산 광학 유리
FD 55mm f/1.2와 FD 55mm f/1.2 비구면 렌즈의 차이는 비구면 요소의 사용뿐만 아니라 비구면 요소의 광학 소재에서도 차이가 있다. 두 렌즈의 광학식은 여러 부분에서 비슷하지만, 2번째 요소의 곡률과 두께에서 큰 차이가 있다. 비구면이 적용된 곡률에 덧붙여 고굴절 광학 유리를 사용하여 구면 곡률 자체를 줄이는 설계를 통해 구면 수차 억제 효과를 높이고 저분산을 통해 색수차 억제의 설계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사용된 고굴절/저분산 소재가 토륨 산화물/산화토륨 고함양 광학 유리이고 따라서 렌즈에서 방사선이 검출되며 시간이 지나면 토륨 산화물 광학 유리에서 황변이 발생한다. 이 또한 이전 글에서 여러 번 언급했다.
비구면 요소가 아닌 FD 55mm f/1.2는 토륨산화물 광학 유리가 사용되지 않았고, 방사선 검출 이슈가 없으며, 황변 문제도 없다. 위 시기별 버전 변화에서 각 렌즈의 전면 사진을 비교하면 비구면 요소 렌즈의 황변으로 인한 영향을 시각적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겠다.
- 플로팅 요소 시스템
"기존 광학계 전체가 이동해서 초점을 맞추는 방식은 포커싱 변화에 따라 수차가 커지는 문제에 대응하기 어렵고, '레트로 포커스 타입'의 광각 설계는 근경에서(포커스 거리가 짧아질수록) 난시/비점 수차(astigmatism)가 증가하는데, 이에 대한 해법으로 플로팅 메커니즘이 적용되었다. 당시 캐논에서 "최소 근경 피사체부터 무한대까지 모두 선명한 이미지 표현"이란 문구로 홍보했다."
55mm 초고속 렌즈 또한 포커스 링 조작에 따라 광학계 전체가 이동하는 방식이었고, 근경 포커스에서 수차 증대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 FD 55mm f/1.2 AL (Aspherical) 버전에 8번째 플로팅 요소를 추가하여 6군 8매의 구성이다. 플로팅 요소의 작동 방식은 아주 단순했는데, 8번째 요소는 포커스 이동에 관계없이 렌즈 후방에 고정되어 있고, 그 외 요소 그룹은 포커스에 따라 앞뒤로 움직인다. 즉, 8번째 요소와 다른 요소그룹 사이 간격이 포커스 이동에 따라 달라지며 근거리 수차를 보정한다. (상단 우측 이미지 참조)
▶ Canon FD 55mm f/1.2 S.S.C와 비구면 버전에 대한 개인적 감상
Canon FD 렌즈의 일반적인 평가와 같이 FD 초고속 렌즈들(비구면 & 논비구면) 또한 최대 개방에서 낮은 대비의 특성을 보인다. 즉, 최대 개방에서의 성능 밸런스는 주로 해상력을 최우선하므로 대비는 상대적으로 낮은 것이라 생각한다. 조리개를 일정 조이면 선명하고 대비도 증가하며, 색재현력도 좋다.
캐논 FD 55mm f/1.2 비구면 버전에는 당시 캐논의 기술 역량(비구면 요소와 플로팅 요소 시스템)을 총동원하여 최고의 성능을 추구한 렌즈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FD 55mm 일반 초고속 버전과 비구면 요소 버전을 비교하면 최대 개방의 초고속에서 비구면 요소 버전이 개선된 광학 성능을 보여주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리고 플로팅 요소 시스템 또한 근거리 수차 보정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문제는 이 렌즈의 가격이다. FD 렌즈 비구면 버전의 광학 구성을 그대로 적용한 "K35 프라임 시네마 렌즈"를 출시해서 호평받았으며, 현재 FD 렌즈 비구면 버전의 높은 거래 가격은 상당 지분은 K35 prime의 인기 지분이라 생각한다. K35 시네마 프라임 렌즈로 활용하기 위해서 동일한 광학 구성의 FD 렌즈를 시네마용으로 개조하는 경우가 많다.
개인적으로도 70년대 최신 기술을 반영하여 이 시기를 대표하는 렌즈 중 하나라는데 동의한다. 하지만, 토륨 산화물 광학 요소에 의한 방사선 검출과 황변 문제는 두고두고 아쉽고 마음에 걸린다. Super-Spectra coating의 장점으로 "엄격한 색상 재현력의 충족"이라고 홍보했는데 황변으로 코팅의 장점이 무용지물이다. (황변 현상은 자외선을 해당 요소에 조사해서 어느 정도 호전시킬 수는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변한다)
- FD 55mm f/1.2 S.S.C의 광학 성능과 감상 (feat. FD 50mm f/1.4 S.S.C와 비교)
비구면 버전이 아닌 일반 FD 55mm f/1.2 S.S.C 버전을 수년 전부터 디지털 카메라에 물려 꽤 즐겁게 사용하고 있다. 사실, 조명을 따로 설치하기 번거로운 간단한 사진/영상 촬영과 빈티지 감성이 필요한 촬영에 잠깐씩 활용했다. 따라서 개별 렌즈에 대해 광학 설계나 성능에 대해 장황하게 분석할 생각도 이유도 없었다. 그러다 근래에는 빈티지 렌즈 얕은 심도의 감성 과잉이 마음에 들지 않는 빈도가 점점 늘고, 절제되고 모던한 사진과 영상 촬영에 다시 관심이 이동하는 걸 느낀다. 또 한 번의 변심과 취향/선호의 변덕이고, 오랜 취미 생활에서 몇 번 겪었던 일이라 그러려니 한다. 한동안 즐겼던 얕은 심도의 초고속 렌즈에 대한 소소한 정보와 개인적 감상을 더 멀어지기 전에 정리해 두고 싶었다.
비구면이 아닌 일반 초고속 표준 초점거리의 이 렌즈가 방사선 검출과 황변 문제에 관여되지 않는 점은 마음에 들었다. 평가는 언제나 상대적인 것이라 적절한 비교군이 있으면 좋은데, 비구면 버전은 가격이 부담스러워 사용해 본 적이 없어서 일반 버전 렌즈를 직접 비교 체험할 여건이 되지 못했다. 뀡대신 닭의 심정으로, FD 55mm f/1..2 일반 버전과 FD 50mm f/1.4와 비교로 대신하자. FD 50mm f/1.4 렌즈 또한 앞서 언급한 캐논 FD 빈티지 렌즈의 일반적인 특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70년대를 대표할만한 표준 렌즈이고, 50mm 초점거리의 f/1.4의 얕은 심도 표현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두 렌즈의 초점거리와 최대 조리개 사양이 비슷하고 표준렌즈로서의 용도에서 거의 비슷해서 비교하기 좋다.
FD 50mm f/1.4 S.S.C는 305g으로 거의 두 배 차이라서 외형과 카메라 장착 밸런스는 사뭇 다르다. 이런 무게감이 초고속 렌즈에서 흔들림을 방지해 줄 묵직함이라 생각해 좋아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꽤 무겁다. (직선 구동 이중 나선체/Stright drive double helicoid 구조의 황동 재질로 만들어져 무게 증가의 원인이라 생각한다) 수동 포커싱 조작감은 꽤 부드럽고 좋다. 헬리코이드 내부의 윤활제가 굳으면 포커스 조작감이 무거워진다. 약 50년 렌즈들이라 적절한 점검이 필요하다.
50mm 초점거리는 공칭 수치이고 실제는 51.6mm 초점거리에 해당해서 55mm 초점거리와 비교 시, 화각(시야범위) 차이는 생각보다 크지 않다. 화각(FOV) 비교를 위해 삼각대에 고정하고, 두 렌즈 모두 최대 개방으로 약 0.6cm 거리의 책상 위를 촬영해서 급조한 이미지 두 장를 만들었다.(아래 이미지 참조) 두 렌즈 최대 개방의 심도 차와 조리개 우선 모드(셔터 스피드 & iso 고정)이라 1/2 스탑 노출 차이를 어설프게나마 확인할 수 있다. 두 렌즈의 렌더링(표현) 특성은 거의 같고 FD 렌즈 S.S.C 코팅의 일관된 색 재현력은 높이 평하고 싶다. 55mm f1.2와 50mm f1.4(실제는 51.6mm)의 유효 구경 차이만큼 정직한 심도 표현 차이가 있지만 둘 다 최대개방에서는 매우 얕은 심도 표현이고 그 차이가 그리 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빈티지 렌즈를 처음 사용할 때는 감성의 맛에 빈티지 렌즈를 쓰는 거라 생각했고 빈티지 감성이 충만한 렌즈를 구해서 즐겨 사용했다. 그러다 너무 과한 감성 놀음에 오글거리는 감성 과잉의 사진이 질린다고 해야 할까? 시간이 흐른 만큼 취향도 계속 변한다.
초기의 빈티지 초고속 렌즈들만큼 혼란스럽지는 않지만, f/1.2 최대 개방에서 많이 부드럽고 소프트하며 명도차가 큰 경계면에서 제법 큰 빛 번짐의 글로우가 생긴다. 조리개를 활짝 열면 감정 과잉의 빈티지 렌즈 특성도 여전하다. 수긍할만한 베럴 디스토션이 있으며, 조리개를 열면 시상 코마수차 때문에 최대 개방의 주변부의 점광원이 날개를 핀 새 모양으로 표현된다. -아래 참고 이미지의 좌측 하단부 가로등- 조리개를 활짝 열면 비네팅이 생기고 주변부 화질은 열악하다. 종종 최대 개방에서 소프트한 렌더링 특성과 가운데는 어느 정도 선명하고 주변부의 화질이 열악한 경우에 (얕은 심도로 배경을 적당히 뭉개는 스타일) '인물 촬영용'에 적합한 렌즈라고 에둘러 말하기도 하다. 즉, 조리개를 활짝 연 상태에선 인물 촬영용 정도가 적합하다. 조리개를 조이면 선명하고 대비가 좋아지며 주변부의 비네팅과 화질 저하 문제 또한 개선된다. 아래 급조한 창밖 야경 촬영의 샘플 이미지 3장을 참고하자.
노파심에 덧붙이면, 최대개방 조건에서 점광원이 많은 심야 장노출, 더구나 지저분한 유리를 통과하는 창밖 심야 야경, 구도 설정의 고민도 없이 촬영한 jpg, 이런 조악한 사진을 샘플 이미지로 사용하는 것은 빈티지 렌즈의 광학 성능을 폄하하기 위한 악의의 행동은 아니다. 이런 악 조건에서 수차 문제에 의한 표현/렌더링 특성이 쉽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최신의 렌즈들도 동일 조건 하에서는 광학 수차 문제를 여실히 드러낸다.
빈티지 렌즈라면 으레 회오리 보케와 화려한 플레어, 몽환적인 감성 폭주의 렌더링 특성을 기대한 사람에게는 이 렌즈가 빈티지와 현대에 각각 한 발씩 담근 듯한 어중간함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개인적인 감상은 광학적 성능에서는 개선된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큰 틀에서 60년대 빈티지 렌즈와 그리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물론, 현실적인 구매 가격으로 출시되어서 초고속 표준 렌즈를 일반 대중도 어렵지 않게 경험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는 큰 변화라고 할 숟도 있겠다.
개인적으로는 FD 50mm f/1.4와 효용에서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FD 50mm f/1.4도 충분히 좋은 빈티지 렌즈이고 구하기도 쉽고 가성비에서 훨씬 좋다. 단지 F/1.2의 선택지가 하나가 추가된 정도인데, 노출 1/2 스탑 차이가 디지털 카메라에서 큰 의미가 없고, 최대 개방에서 심도 차이로 인한 효용도 그리 크지 않았다. 그럼에도 최대 개방과 조리개를 몇 스탑 조이면 렌더링/표현력 특성이 달라져서 필요에 따라 선택해서 두가지 특성을 하나의 렌즈로 즐기는 점에서는 나름의 쓰임으로 만족했다. 이런 특성을 꽤 즐겁게 사용해서 개인적으로 자주 사용했다. 그럼에도 그 시기 비슷한 사양의 다른 렌즈보다 특출날 것도 없어서 "70년대의 보통의 빈티지 초고속 렌즈" 로 평하고 싶다.
그 외 특징으로 렌즈의 만듦새가 견고하고 황동 재질의 헬리코이드가 만드는 수동 초점 전용 렌즈로서 조작감은 뛰어나다. 무한대에서 최단거리까지 180도 정도 회전해서 미세한 초점 조절이 수동 전용 렌즈 중에서도 꽤 좋은 편이고, 외부의 조리개 조절링 조작의 직관적인 점도 좋다. 이런 조작상의 특징은 영상 촬영 용도로 괜찮다. 최대 개방의 소프트한 렌더링 특성은 고해상도의 사진 촬영 용도보다는 인물 위주의 영상 촬영에 장점이 있어 보인다. 특별한 조명 연출 없이 일상 실내 공간에서 소프트한 표현의 감성적인 영상 화면을 만드는 용도로 매력 있다. 최단 포커스 거리는 0.6m 남짓으로 조금 길다. 근접 포커스에서 수차가 커지고 무거워서 확장튜브 매크로 촬영용으로는 권할만하지 않다. 조리개를 일정 조이면 다방면에 두루 활용할 수 있는 표준 렌즈의 무난한 용도에도 적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