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ies about photography and cameras/Vintage Lenses & digital Camera

<빈티지 렌즈와 디지털카메라의 이종 마운트 교차 사용 I> 수동 초점 (Manual Focusing) - 수동 렌즈로 초점 맞추기 / Using vintage lenses on digital cameras & MF focusing

산들산들. 2016. 4. 10. 23:31

Notice 얄팍한 상식 수준에서 다루는 비전문적이고 깊이 없는 포스팅이므로 숨겨져 있을 오류와 논리적 비약, 수다쟁이의 헛된 망상에 주의가 필요하다.

 

 

 이번에 포스팅하고자 하는 내용은 아주 기본적이고 너무도 뻔한 내용이다. 이는 수동 초점 카메라나 수동(MF) 렌즈를 처음 경험하시는 분들을 위한 내용이므로 이미 사용에 익숙한 분들에겐 '뜯고 맛보고'할 내용이 없다. 그리고 처음 접하시는 분들도 너무도 식상하고 뻔한 내용에 지루할 수 있음은 먼저 밝혀둔다. 

 

 근래 수동 초점 렌즈(MF lens)를 사용한 사진 찍기에 무척 만족하고 있다. 결정적 순간을 위한, 찰나와 상반대는 수동 초점으로 인한 기다림 미학! 사진 촬영 과정과 행위 자체도 흥겹고, 오래된, 하지만 여전히 제 기능을 온전히 수행하는 개성 있는 올드 렌즈를 직접 보고, 만지고, 느끼는 것 또한 즐겁다. 구형 수동 렌즈에 흠뻑 빠져버린 이유와 원인을 찾는 사유의 과정 또한 무척 재미있고 개인적으로 의미 있는 일이라 시간을 들여 곰곰이 생각해 볼 테지만, 순간 떠오르는 주된 이유는 '최신이나 신상(새로운 상품)에 대한 피로와 아날로그 감성에 대한 향수'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엄연히 이런 한두 가지의 원인이 존재하는 것은 아닐 테다. 여러 가지 감정과 감성, 좋고 싫음의 복합적으로 중첩된 원인인 듯하고, 이런 복합은 적당한 선에서의 절충, 하이브리드화?가 이루어지는 지점이 존재하는 것 같다. 수동 초점 렌즈를 사용하지만, 카메라는 최신의 디지털카메라를 사용하는 등의 그런 어중간한 절충 말이다. 온전하게 옛 것으로만 사용한다면 그건 또 수구나 옛것에 매몰된 향수 팔이, 또는 구시대 유물의 답습처럼 느껴지는, 그런 곤란한 지점들이 있다. 하여튼 그 이유가 무엇이든 즐길 수 있을 때 최대한 그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탐닉해 볼 생각이다. 언젠가는 시들해져 지금의 마음도 변할 테니, 지금 이 순간을 오롯이 즐기기 위해 수동 렌즈의 손맛과 사진 찍는 즐거움에 열중해 보고 싶다.

 

 수동 초점에 친숙하지 않은 사용자에게 초점 맞추기는 큰 불편이다. 누구나 수동 초점에 익숙해지기 위해서는 약간의 불편을 감내할 수 있는 여유와 적응 기간이 필요한 듯하다. 일천한 경험이지만 수동 초점 팁(Tip)을 정리하고, 매뉴얼 포커싱에 대해 기초적인 부분에 대해 수다를 떨어보자.

 

 먼저 수동 초점 조정은 시각에 전적으로 의지하는 방식이므로 시각적 능력이 일정 이상 전제되어야 한다. 시력이 많이 나쁜 경우에는 뷰 파인더에서 시도 조절이 가능한 제품을 선택하거나 시도 보정 렌즈(Diopter correction lens) 일명 디옵터 아이피스를 사용할 수 있고, 뷰파인더의 상을 확대시켜주는 뷰파인더 접안 확대경 등의 보조제품을 사용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최근의 디지털카메라에서 초점 확대 기능 또는 지정 부분 확대, 그리고 피킹 기능 등을 이용하여 수동 초점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또한 피사체의 초점이 맞았을 경우 비프 확인음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제품도 있다. 현재도 예전만 못한 시력에 간혹 어려움을 겪기도 하지만, MF 어시스트 기능(피크)을 적적히 활용하여 적잖은 도움을 받기도 한다.

 

 본격적인 수동 초점에 들어가기 앞서 SLR 필름 카메라의 수동 초점 맞추기는 원리 즉, 기존 필름 카메라에 적용되었던 뷰파인더 내부의 스크린 방식에 대해 알아보자. 스크린은 크게 Mat방식 Macro방식, 그리고 가장 잘 알려진 Split 방식이 있다. Mat 방식은 중앙부 및 전체적으로 상이 뚜렷할 때 초점이 맞은 것이며, Macro 방식은 두 개의 크기가 다른 동심원이 뷰 파인더 중심에 있고 큰 원의 상보다 내부의 작은 원 상이 뚜렷하게 보일 때 초점이 맞은 상태이다. Sprit 방식은 초점 이동을 통해 뷰파인더 중심부의 사선으로 나누어진 상이 하나로 일치하도록 맞추고 이때가 정초점이 되는 방식으로 시인성이 가장 좋다.(초점 맞추는 중앙부의 시인성을 높이기 위하여 중앙부 중심 일정 크기의 원형 범위로 상을 모자이크처럼 보이게 한다) 위 방식을 중첩 사용하여 초점 확인이 더 용이하도록 개선한 카메라들이 많다. 라이카나 기타 RF 카메라의 경우, 이중상 합치의 포커싱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는 삼각 측정을 기반으로 한 거리계 연동식 포커싱 방식인데 정확도가 매우 우수한 방식으로 SLR 포커싱 방식과 함께 대표적인 광학식 포커싱 방식으로 꼽힌다.

 

Split image rangefinder

 

 

 

 

 일반적인 수동 초점 맞추는 방법은 피사체를 중심으로 근거리-원거리, 초과의 경우 다시 원거리-근거리 이런 방식을 수차례 교차 되풀이하여 오초점 편차를 줄여 정확한 초점을 잡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비교적 정확한 수동 초점을 맞출 수 있지만, 시간이 많이 걸리고, 정적인 피사체 등에 잘 맞는 방식이다. 좀 더 빠른 수동 초점을 위해서는 먼저 피사체와 카메라의 위치까지의 거리를 대충 가늠하고 그 거리에 맞는 초점거리를 렌즈의 초점거리 표시에 맞춘다. 이때 좀 더 가깝거나 먼 거리 한쪽을 확실하게 선택하는 것이 좋다. 즉, 피사체와의 카메라 위치까지의 거리가 2m 정도라면 수동 렌즈 초점거리 표시계의 수치를 1.5m에 맞추고 근거리에서 원거리로 수동 초점을 이동하며 한 번에 초점을 맞추는 방법이다. 그리고 아래에 기술하는 Zone Focusing을 통하여 비교적 넓은 포커싱 존을 확보하고 있다면 보다 빠르고 수월하게 초점을 맞춰 촬영이 가능하다.

 

 앞에서 렌즈에 있는 초점(이 맞는) 거리 표시 정보 확인을 통한 방법을 알아보았으니 좀 더 다양한 정보까지 이용해보자. 보통 수동 초점 렌즈의 거리 표시 정보 표시 창 근처에는 각 조리개 별 피사체의 심도에 관한 정보를 같이 표시하고 있다. 이 정보를 이용하면 초점 조절에 있어 관용도(초점이 맞는 범위)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으므로 적잖은 도움이 된다.  피사계 심도에 의해 초점이 맞는 영역을 존 포커싱(zone Focusing)이라고 한다. 용어야 어떻든 그 일정 거리 범위 내에서는 무조건 초점이 많은 영역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조리개를 조여 줄수록 초점이 맞는 종적 범위(피사계 심도)는 넓어진다. 따라서 이를 잘 활용하면 움직이는 물체나 인물 등도 수동 초점으로 정확한 초점 잡기가 어느 정도 가능하다. 용어 정리가 목적이 아니므로 조금 생소하고 미흡한 용어는 개별적 검색을 통해 확인해 보자.

 

피사계 심도에 대하여 잘 정리된 듯해서 가져온 자료다. 출처>http://www.lucis.co.kr/webzine/200806/con03_2.asp

 

 

 

 

 

 피사계 심도 정보를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적용해 보자. 거리 표시 인덱스의 양측으로 각각 조리개 값과 이에 따른 심도를 폭으로 알려준다. 양쪽의 지점에 표시된 인덱스에 정위치 하는 초점 거리 수치를 확인한다. 아래 샘플 이미지에 나와 있는 정보 확인을 통해 대략적인 존 포커싱 범위를 확인해 보자. 즐겨 사용하는 렌즈의 피사계 심도는 조리개 별 거리별로 어느 정도 파악해 두면 도움이 된다. 가장 선호하고 잘 사용하는 피사체 거리가 존재할 것이며 피사체와 대략적인 거리, 조리개 값만 확인하면 초점이 맞는 범위를 예상할 수 있고 뷰파인더나 후면 화면 액정의 확인 없이도 초점 거리 내의 피사체에 빠르고 즉각적인 촬영이 가능함을 의미한다.(이 경우 촬영 모드는 A모드를 선택하면 측광이 자동으로 이루어지도록 하면 도움이 된다. 그리고 셔트 스피드가 너무 떨어지지 않도록 주의한다.)

 

 

 

 

 

 

 위의 첫 번째 이미지에서 Super Takumar 3.5/35mm 렌즈의 조리개 수치는 3.5일 때, 피사체가 1m 전방에 위치한 경우 이 렌즈의 피사체 심도는 0.15m ( 0.95~1.1m 사이가 존 포커스 싱 Zone Focusing) 정도이다. 두 번째 이미지에서 조리개 8로 조였을 경우 렌즈의 피사체 심도는 0.45m(0.85~1.3m의 존 포커싱)로 증가한다. 세 번째 이미지에서 조리개 3.5일 때 피사체가 3m에 위치할 때 피사체 심도는 대략 1.5m(2.5m~4m 사이가 존 포커싱) 정도이고 네 번째 이미지에서 조리개 8일 때 피사체 심도는 약 8.2m(1.8~10m 존 포커싱)에 달하는 넓은 범위임을 알 수 있다. 다시 정리하면 조리개를 조일수록 이에 비례해서 초점이 맞는 영역(존 포커싱)은 증가하고, 또한 피사체와의 거리가 증가할수록 존 포커싱 영역도 비례하여 증가한다. 대상 렌즈는 일반적인 스냅 화각으로 자주 사용되는 35mm 화각 단렌즈(Super Takumar 3.5/35mm)이다.

 

존 포커싱과 피사계 심도를 한 단계 심화시키면 '과초점 거리'를 이용한 촬영도 자연스럽게 시도해 볼 수 있다. 하지만 과초점 거리는 편리한 포커싱 장점만큼이나 단점으로 회절 현상(빛의 파동성으로 인하여 작은 구멍을 통과한 빛이 상호 간섭에 의해 퍼지는 현상으로 조리개 f16 이상에서 자주 발생한다)으로 인하여 이미지 화질(특히 해상력과 선예도) 저하 가능성도 좀 있는 편이다. 이에 대해서는 별도의 포스팅으로 정리해 보자.

 

2016/09/20 - [사진과 카메라 이야기/디지털 카메라와 수동 올드렌즈의 이종 장착] - <올드렌즈와 디지털카메라의 이종결합 VI> 수동 초점 맞추기 2 - 과초점 거리 / Using old lenses on digital cameras - Hyperfocal distance

 

<올드렌즈와 디지털카메라의 이종결합 VI> 수동 초점 맞추기 2 - 과초점 거리 / Using old lenses on digital cameras - Hyperfocal distance

수동(Maual focus) 렌즈 이종교배에서 적절한 포커싱(초점 조정)은 선명한 이미지를 얻기 위해서는 필수적이다. 수동 포커싱의 방법에 대해서는 이전 포스팅에서 다루었으니 이번 포스팅에서는 극단적인 스냅 촬영..

surplusperson.tistory.com

 

 이왕 시작한 수다 판이니 한걸음 더 들어가 보자.

 

 앞서 피사계 심도가 깊을수록 초점이 맞는 범위(거리)가 증가한다. 피사계 심도를 깊게 하려면 렌즈의 조리개를 조여주어야 하고, 그만큼 초점이 맞는 범위가 증가하므로 초점을 맞추기 수월해진다. 그리고 광각렌즈가 망원렌즈에 비해 동일한 조리개 값에서 상대적으로 깊은 심도를 가진다. (즉 동일한 조리개 값이라 하여도 망원 화각일수록 심도는 얕아지고, 광각일수록 심도는 깊어진다) 따라서 수동 초점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에는 표준 렌즈 50mm 보다. 35mm 렌즈가 더 수동 조작으로 초점을 맞추기 용이하다. 28mm나 35mm 정도의 광각 렌즈에서 어느 정도 조리개를 조인 상태에서 수동 초점으로 적응을 시작한다면 그렇게 어렵고 불편하게만 느껴지진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대구경의 밝은 표준렌즈나 85mm 이상의 망원 화각의 렌즈를 결합하고, 인물에 집중한 이미지 연출 아웃포커싱을 위해 조리개를 활짝 열고 얕은 심도로 아이들의 역동적인 모습을 촬영하려 한다면 이는 정말 난감하고 어려울 수밖에 없다. 적당히 조리개를 조인다면 불편은 좀 줄어든다.(이로 인한 노출의 부족(셔트 스피드 감조)을 보완하기 위하여 ISO 감도 조정이 필요하다)

 

디지털카메라에서 저조도 촬영 환경으로 인하여 고감도 촬영 시에 노이즈가 증가하는 것은 분명히 아쉽다. 하지만 최근의 디지털카메라에서는 저조도 촬영 조건에서의 고감도 촬영의 노이즈 억제/감소가 꽤 쓸만하고 대형 프린트하는 등의 고해상도를 요구하는 경우에만 아니라면 일반적인 크기의 사진 인화나 웹용으로 사용하는데 화질은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 상업적이나 전문적인 촬영 이외에는 일반적인 용도에서는 큰 문제가 없다. 따라서 일반적인 사용자의 경우 고감도 촬영에 대해 노이즈 증가를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노이즈 보다 더 흔하게 발생하는 화질 저하는 초점이 맞지 않거나 흔들림에 의한 블러가 더 흔하다. 고감도 촬영으로 인해 빠른 셔트 스피디와 조리개를 조일 수 있으므로 잃는 것보다 얻는 것이 더 많을 수 있다. 선명한 초점의 사진을 원한다면 일반적인 조건하에서 셔트 스피드를 1/125 이상을 확보하는 것이 유리하다. 빠르게 이동하는 파사체 등은 선명하게 촬영하고 싶다면 더 높은 셔터 스피드 선택이 유리하다.

 

얕은 심도로 촬영 시 피사체의 초점을 맞춘 후에는 구도를 바꾸는 등의 미세한 움직임에도 처음 의도했던 피사체에서 초점이 안 맞게 되는 경우도 흔하다. 삼각대를 사용하거나, 벽에 기대는 등의 안정적인 촬영 자세를 취할 수 있도록 하고, 핸드 블러를 방지하기 위하여 카메라의 셔트를 누르는 동작에서도 미동이 발생하므로 견고한 파지 또한 필요하다.

 

두서없는 글(준비했던 자료도 많지만, 글이 길어지니 정리가 쉽지 않고 저질 체력 탓에 장문은 쉽지 않다. 용두사미의 꼴이라 씁쓸하다)이 되었지만, 선명한 초점의 이미지 결과물을 얻기 위한 내용을 정리하면

 

  • 조리개를 조여서 일정 수준 이상의 심도를 확보하자.(움직이는 파사체의 경우, 존 포커싱 Zone Focusing을 활용하여 미리 움직임을 예측하여 촬영하자)
  • 35mm>50mm>85mm> 105mm 화각 또는 광각> 표준> 망원의 순서로 수동 초점 맞추기에 적응해 보자.
  • 디지털카메라의 MF를 돕는 기능(MF 어시스턴스, 피킹과 초점 영역 확대)을 활용하자.
  • 촬영 시, 흔들림 등의 미동 발생 등으로 인하여 초점이 흐려지는 것을 방지를 위하여 셔터 속도를 일정 이상 속도(1/60 또는 1/125 sec 이상)를 확보하고 견고한 카메라 파지와 안정된 자세를 취하자. (삼각대, 소프트 버픈 등 보조장비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사실 이런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 어느 정도 수동 초점에 익숙해진다 해도 최근의 고성능 AF 속도를 따라잡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속도/스피드가 모든 것에 우선하는 가치가 아니 듯, 수동 초점만의 여유로운 매력과 이에 대한 관심은 앞으로도 계속되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