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티지 렌즈와 디지털카메라의 이종 마운트 교차 사용 II> 수동 렌즈 이종 마운트 교차 사용에서 OVF-광학 뷰파인더- 활용하기 / Using Vintage lenses on digital cameras FUJIFILM X-pro1 & X-pro2
그동안 후지필름의 X-pro1과 올드 수동 렌즈 조합으로 취미를 즐기고 있는 유저로서 이 둘의 합은 매우 만족스럽다. 물론 35mm 풀프레임에 대한 아쉬움으로 소니의 A7 시리즈를 힐끔거리기도 하지만, 렌즈 리듀서(렌즈 터보 2) 사용으로 FF에 대한 아쉬움을 일정 해소하기도 한다.
구형 수동 렌즈의 이종 마운트 교차사용(이하 '이종 교차')에서 또 다른 아쉬운 사실 중 하나는 올드 수동렌즈 사용에서는 후지 X-pro1의 비장의 카드와도 같은 OVF(광학식 뷰 파인더, Optical Viewfinder) 기능을 거의 활용하지 못한다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목마른 자가 우물을 파고,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 하지 않던가. 발명과 같은 거창한 것은 아니지만, 원래 있는 기능들을 조합하고 OVF를 활용하여 이종교차, 수동 렌즈로 사직 찍기에 도전하였다. 처음엔 손에 익지 않은 기능 탓에 활용도가 크지 않으나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이 방법 또한 색다른 즐거움이 있으며, 무엇보다 필름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듯한 느낌을 받기에 더 매력적일 때도 있다. 커뮤니티에서도 이종교차 시에 OVF활용 가능성을 묻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장문의 댓글을 매번 달기가 여의치 않았다. 그간의 외면과 귀차니즘을 일소하고, 보잘것없는 경험과 일천한 노하우를 하나의 포스팅으로 정리하려 한다. 그리고 X-pro1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두어 달 전 출시한 X-pro2에도 활용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사실 너무 거창하게 힘주어 시작한 느낌이 조금 부담스럽긴 하다. OVF 활용법이라고 해 봐야 무슨 신통방통한 방법이 있는 것이라기 보단, 이것 저것 세팅을 좀 편하게 하는 정도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한편으로는 이 방법으로인해 OVF 기능을 쓰게 되는 경우가 많고, 약간의 수고스러움이 필름 카메라의 느낌을 불러일으켜서 사진 찍기의 즐거움을 되찾아 주기 때문이다. 거창한 제목에 낚여 긴 글을 읽고 실망하지 않기를 바라며 미리 큰 기대는 마시라 당부하고 싶다.
먼저 OVF를 쓰는 이유는 실제 촬영되는 이미지보다 더 넓은 범위(화각)을 뷰파인더로 확인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제공되는 넓은 시야와 주변 정보를 통해 '구도 잡기'의 이점과 기타 주변 상황의 예측 등의 편의 때문일 것이다. 이런 OVF는 자동 AF 렌즈와 사용할 때 더 합이 좋아서 사진상의 구도 잡기나 뷰 파인더에 보이는 현실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이종교차로 수동 초점 렌즈를 사용한다고 해도 OVF 사용은 수동(MF) 모드로 포커싱을 하는 행위가 추가될 뿐 그 장점은 그대로 유지되므로 본질적인 면에서 두 방식의 차이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럼 어떤 방식으로 수동(MF)렌즈와 OVF를 버무려 연동할 것인가? 이에 대한 나름의 방법을 먼저 밝히고 시작하자
1. 우선 OVF를 통해 넓은 시야로 피사체의 구도를 정한다. OVF로 뷰 파인더를 보고 있는 순간에는 수동으로 포커싱을 할 수 없으므로 수동 초점 조정을 위해서는 화면은 evf로 바꾸어야 한다. 가장 간편한 초점 방법은 OVF 화면에서 커맨더 다이얼을 클릭하면 확대 초점 기능이 활성화되어 빠르고 정확한 초점 조정이 가능하다. X-pro1의 전면에 있는 OVF/EVF 전환 스위치로 이를 바꿀 경우, 시차 간격(타임 랙)이 발생하고, 빠르게 전환되지 않는 불편이 있고 다시 OVF와 EVF로 전환이 반복해야 하는 때에는 정말 불편하다.
2. 이때 심도미리보기 기능을 이용하면 EVF 화면의 실제 촬영되는 구도로 빠르게 전환이 가능한데, 전환 간격(타임 랙)이 아주 짧고 OVF에서는 확인할 수 없는 초점과 심도, 그리고 실제 촬영될 화면의 정확한 정보의 확인이 가능하다. 심도 미리보기를 활용하는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는 OVF의 광학부와 실제 촬영이 이루어지는 렌즈가 별개인 RF 카메라 타입의 특성이자 단점으로 시차로 인한 구도상의 오차를 확인할 수 있고 촬영자가 의도하는 정확한 구도로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3. 심도 미리보기 상태에서 바로 화면을 확대하여 보다 정밀한 초점 조정과 구도 조정도 가능하다. 전환된 EVF 상태에서 바로 셔트를 눌러 촬영이 가능하고, 반 셔트 만으로 OVF화면으로 다시 전환된다. 따라서 OVF를 통한 구도 잡기와 EVF를 이용한 초점 잡기가 가능하고 '심도 미리 보기' 기능을 활용하여 OVF & EVF 모드를 타임 랙을 최소화하여 빠르고 간편하게 전환할 수 있으며 거리계 연동식 카메라의 구조적 문제로 인한 시자-parallax-에 의한 미묘한 구도오차 문제도 해결 가능하다.
일상적인 스냅촬영 등에는 1번과 2번의 과정으로 비교적 빠르게 촬영이 가능하다. OVF 화면에서 클로즈업 버튼을 눌러 바로 확대하여 초점을 맞출 수 있다. 하지만 이 기능은 세밀한 초점 조정에는 유리하지만, 정확한 구도에 좀 더 중점을 둔다면 조금 부적합하다. 근접한 피사체일수록 시차로 인한 구도의 오차가 더 심해진다. (노출 측정의 편의를 위해 처음 적응 단계에서는 조리개 우선 모드로 촬영하는 것이 좋다. 점차 숙련되면 매뉴얼 모드로도 활용해 보자, 그리고 측광 방식도 숙달되기 전에는 멀티 또는 평균 측광 방식을 활용하는 것이 노출 문제로 인한 결과물의 실패를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그렇다면 수동렌즈 이종 마운트 교차 사용에서 OVF 기능을 십분 활용하기 위하여 카메라의 기본적인 세팅에 대해 알아보자. (이종교차를 위한 기본적인 세팅은 생략한다) X-pro1의 기본 세팅 방법이므로 X-pro2의 경우 조금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사용하는 렌즈의 화각 정보를 카메라 메뉴 옵션에서 지정하여 브라이트 프레임을 설정하고 보다 적합하게 OVF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후지의 정품 어댑터(For 라이카 M 마운트 렌즈)를 사용하는 경우 주변부 밝기, 수차, 왜곡 보정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OVF에 하얀 테두리로 표시되는 화각에 맞는 구도 테두리(브라이트 프레임) 설정을 변경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많이 접하게 되는 35mm, 50mm뿐만 아니라 사용자가 설정 화각을 지정할 수 있으므로 보다 다양한 초점거리(18mm~60mm 범위, FF 환산 27~90mm 대응)의 렌즈에도 대응할 수 있다.
메뉴 ▶ 카메라3 ▶ 마운트 어댑터 설정
- 21mm
- 24mm
- 28mm
- 35mm
- 사용자 설정 화각
- 사용자 설정 화각
자신이 장착한 렌즈에 맞는 화각을 선택한다. 예를 들어 '초점거리 35mm 렌즈'에 일반 이종 마운트 교차 사용을 위한 튜브형 어뎁터를 사용했을 경우에는 '4번' 35mm 선택하면 된다. 그리고 '초점 거리 35mm 렌즈'에 화각을 확장/변경하는 포칼 리듀서 어뎁터(메타 본즈 또는 렌즈 터보)를 사용하여 결합한 경우에는 '2번' 24mm로 설정하여야 한다. 그리고 5번과 6번의 사용자 설정 화각으로 기타 화각의 설정이 가능하다. (포칼 리듀서의 배율을 적용할 경우 소수점 등의 초점거리는 적용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화각에서 미세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포칼 리듀서 사용시에 보다 정확한 적정 화각을 계산하기 위해서는 결합하는 포칼 리듀서의 배율에 따라 보다 정확하게 계산하여 적용하는 것이 좋겠다.
마운트 한 렌즈의 초점거리 x 포칼 리듀서의 배율
표준 렌즈 또는 준망원 렌즈의 경우에도 해당 화각을 직접 입력하여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OVF에서 망원 화각은 사실 효용이 크지 않고 장점도 두드러지지 않는다.
마운트하는 렌즈의 화각에 따라 해당 마운트 어댑터 설정을 수정하는 것이 좋다. 매번 렌즈 교체 시에 귀찮을 수도 있겠지만, 수동 렌즈, 특히 올드 수동 렌즈의 경우 편하자고 사용하는 것은 아닐 테니 감내하자.
위의 이미지처럼 마운트 어댑터 설정 값에 따라 OVF에 해당 화각에 해당하는 가상의 브라이트 프레임과 기타의 색 하나의 사각형으로 표시된다. OVF를 보고 자신의 선택에 따라 구도를 잡는 것에는 별 다른 문제는 없을 것이다. RF(Range Finder)의 단점 중의 하나로 꼽히는 것으로 OVF의 경우에도 초점 거리가 먼 렌즈일수록 근접 촬영거리에서 OVF에 나타난 구도와 실제 찍히는 화면의 구도에 차이(오차)가 발생할 수 있음을 항상 염두에 두기 바란다. (실제 촬상소자로 향하는 렌즈의 위치와 파인더가 별개로 존재하고 그 위치가 다르므로 발생한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OVF를 사용하여 사진을 찍는 상황에 대해 언급하고 싶다. 정적인 구도 또는 망원 화각에서 OVF의 효용은 그리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런 경우엔 정확한 초점 조절과 심도, 그리고 실제 촬영될 이미지를 그대로 촬영 전에 충분히 확인할 수 있는 EVF가 더 적절하다. OVF가 효과적인 상황은 표준 이상의 넓은 화각이나 순간의 포착 등 광각에서 스냅사진 등에 강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강점을 인정한다면 이종 마운트 간 교차 사용 시, 올드 렌즈의 수동 포커싱 방식은 이와는 매우 어울리지 않는다. 수동 초점이라는 것에서 일단 순간적인 대응이 힘들고 따라서 스냅에서의 강점도 줄어든다. 그나마 수동 포커싱에서 이 불편의 간극을 조금이라도 줄이려면 빠른 초점 조정을 위한 숙련이 어느정도 필요하고, 피사체 심도에 대한 약간의 이해를 기반으로 존 포커싱을 활용하고, 망원보다는 광각렌즈를 사용하며, 무엇보다 조리개를 조이고 촬영에 임하는 준비 또는 습관이 필요하다.
수동 렌즈를 처음 접하는 유저들 중에 대부분은 초점 맞추기가 어렵다고 하소연하곤 한다. 사실 수동 초점 맞추는 것이 그리 썩 쉽지 않지만 그렇다고 아주 어려운 것도 아니다. 먼저 사용하는 수동 렌즈의 화각을 확인해 보자. 망원 화각에서 수동 초점 맞추기는 정말 숙련된 경우에도 빠르게 맞추는데 한계가 있다.(특히 APS-C 또는 그보다 더 작은 크롭 바디 카메라에 이종 마운트 교차 사용의 경우라면 실제 렌즈의 화각보다 초점거리가 멀어져서 망원화 된다) 처음에는 광각에서 시작하자. 그리고 피사계 심도에 대해 이해해보고 조리개를 조여서 수동 초점을 맞추어 보자. 밝기가 부족해 조리개 조이기가 힘들다면 iSO 감도를 높여보자.
그리고 순간적인 스냅촬영에서 초점이 선명한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존 포커싱 활용 외에는 거의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리고 일정 셔트 속도를 확보하여야 이미지의 흔들림 등에 대응할 수 있다. 따라서 조리개를 조여 넓은 범위의 존 포커싱으로 피사체의 초점에 순간적 대응이 가능하도록 하고 셔트 우선 모드로 1/125 이상의 셔트 속도를 확보하자. 그리고 ISO를 자동으로 설정하여 노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추천하고 싶다. 그리고 측광 모드는 멀티 측광이나 평균(에버리지) 측광을 활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스폿측광을 이용하는 방식도 가능하지만 근거리 피사체 촬영에서 RF 카메라의 단점 중에 하나인 시차(Parallax) 오차로 인해 의도한 노출값에서 오차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
이제 OVF와 연동해서 수동 초점 조절을 조금 더 원활하고 간편하게 실행하기 위하여 여러 보조적인 기능을 세팅하자. 해당 기능을 자주쓰는 하드웨어 버튼에 사용 가능하도록 설정하는 것이다. '심도 미리 보기' 기능이 무척 요긴하므로 간편한 조작을 위해 이를 손이 쉽게 닫는 하드웨이 키에 설정하자. X-pro1의 경우에는 Fn 키나 아래 방향 방향키가 설정하여 사용하면 간편하다.(개인적으로는 Fn에 심도미리보기, 아래쪽 방향 키에 ISO를 설정해 놓았다) 설정 방법은 해당 키를 길게 몇 초간 누르면 기능 선택 옵션 화면이 나온다.
장황하게 설명하였지만, 실제 사용에 있어서는 그리 복잡하지 않다. 심도미리보기 단축키로 화면을 OVF와 EVF로 빠르게 전환하며 구도와 수동 초점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쫓는 것과 같다. (욕심이 과했거나, 스텝이 꼬이면 망하기도 한다) 한편 OVF가 유용한 기능이기는 하지만 만능이거나 EVF보다 언제나 낫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단지 둘 다 장점과 단점 사이에 걸쳐 있고, 일반적인 카메라에서는 볼 수 없는 뷰파인더 옵션이 하나 더 있다는 것이 X-pro 시리즈의 장점이며, 필름 카메라 시절의 향수가 있어서, 어떤 사용자에겐 친숙하고 효과적인 옵션이 되는 것이며 어떤 사용자에게는 있으나 마나 한 계륵 같은 기능일 수도 있다.
OVF 모드로 뷰파인더를 주로 사용해 사진을 찍다보면 뷰 모드를 뷰파인더에만 사용되도록 설정하는 경우가 많고, 그 결과물을 카메라의 LCD창을 통해 일일이 확인하는 것이 귀찮기도 해서 어떤 사진이 찍혔는지 모른 채(일부러 까지 않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많다. 물론 필름 카메라에서 현상과 인화의 기다림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간혹 그때의 궁금함과 기대와 기다림의 감성이 겹쳐 살짝 감상에 젖기도 한다. 누가 알겠는가! 인생 샷이 메모리에 담겨있을 지도... (물론 뷰 파인더에서 눈을 떼지 않고 촬영된 이미지까지 바로 확인할 수 있는 듀얼 방식이 채용되어 있다. 하지만 잘 활용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