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귀를 기울이면/산들산들(日常茶飯事)

'비' 걱정 / 17년 7월



그 간 메말랐던 바닥에 내리는 비를 보자니 시원하고 마음 한 켠이 고맙기까지 하다. 희뿌옇게 먼지 쌓였던 골목도 깨끗히 씻겼다. 제법 많은 비가 내려서 창문을 꼭꼭 닫아둔 실내에서도 빗소리가 들린다. 어제 밤에 내린 비는 천둥과 번개까지 더해서 꽤 요란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고마운 비도 마냥 좋지만은 않은게 꼬리에 꼬리를 무는 걱정에 하루라도 마음 편할 일 없는 걱정투성이 나날이다. 지난 봄의 가뭄에 물이 메말라 걱정이더니, 요 며칠 쏟아진 장대비 또한 반가움은 잠깐이고 이번에는 며칠 간 집중된 비 탓에 '물 난리' 걱정이다.


Canon serenar 35mm f/2.8



굵은 장대 같은 빗방울에 담벼락 높이 달렸던 능소화가 봉우리 채로 바닥에 나뒹군다. 꽃이 저야 열매를 맺는 것이 자연의 이치라지만 바닥에 떨어진 꽃은 그 화사했던 과거와 대조를 이뤄 부질없고 서글퍼 보인다.


화려한 유희의 뒷 끝이 씁쓸했던, 우리의 지난 기억처럼 말이다.

Canon serenar 35mm f/2.8




"); wcs_d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