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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ies about photography and cameras/One more step

사진, 그리고 한 걸음 더. 7 사진 촬영과 초상에 대한 권리 - 초상권에 대하여 / Portrait rights (The right of a Portrait )

Notice 얄팍한 상식 수준에서 다루는 비전문적이고 깊이 없는 포스팅이므로 숨겨져 있을 오류와 논리적 비약, 수다쟁이의 헛된 망상에 주의가 필요하다.

 

 

누구나 어디서든 손쉽게 사진이나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고, SNS 등 소셜 미디어를 통해 촬영한 이미지를 게시하거나 쉽게 공유/유포할 수 있는 세상, 어떤 의미에서는 (이미지를 포함한) 데이터 정보 과잉의 통제불능 시대가 도래했다. 이런 변화된 환경 탓에 단순 사진 촬영이나 이를 인터넷에 공유하는 행위에 대한 권리 이에 따른 법적 책임 등에 있어 권리(초상권과 저작권) 침해와 불법/위법에 대한 흉흉한 '썰'이 난무한다. 특히, '몰카'로 불리는 동의를 구하지 않고 타인을 몰래 촬영 (도촬?)하는 행위 등이 뉴스 등을 통해 이슈화되면서 사진과 관련한 악질적인 범죄/불법 행위로 한동안 뉴스 지면에 오르내리기도 했다. 그리고 이를 과장하거나 선정적으로 보도하는 일부 뉴스들이 뒤섞여 혼란스럽고, 취미 수준의 사진 촬영조차 꺼려지기도 한다. 부주의한 사진 촬영 자체가 때로는 잠재적인 범죄로 취급을 받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위축되기도 해서 한편으론 씁쓸하다. 더구나 초상권/저작권 침해로 인한 손해 배상 운운하며 '잘 모르는 것에 대한 공포' 조장의 분위기도 만연하다.

 

사진 촬영 행위와 관련한 법적 문제에 대한 주제가 흥미로운 주제는 아니겠지만, 사진 촬영을 즐기는 아마추어 사진가 입장에서 상식의 범주에서 한 걸음 들어가 다루고자 한다. 아래의 글은 꽤 자료를 찾고 고민한 내용이지만, 논리적 전개는 수다쟁이의 입장에서 조잡한 생각을 정리한 것에 불과하고 실제 이에 동의하지 않는 의견도 다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단지 허술한 아마추어 사진가의 사견임을 먼저 밝히고 싶다.

 

먼저, 사진 촬영 관련된 법적 권리에 대해서 간단히 다루자. (법을 전공했고 관련 업종에 있었지만, 초상권/저작권으로 대표되는 사진 촬영에 대한 권리 등은 법리에 그리 밝지 못하고, 초상과 관련한 입법 조치나 판례 또한 아직 충분하지 않아서 정의 내리기 어려운 측면이 있고, 스스로도 이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어렵다) 이에 관한 법규의 미비는 입법 기관인 국회가 일을 안 해서라기보다는 특정 권리의 유무나 행위의 처벌에 대해 법률로 규정할 때는 (규제/규율의 당위성이나 보호 법익의 비교 등등) 사전 충분한 사회적인 논의와 주된 의견에 대한 사회 구성원의 합의가 전제되어야 하는데, IT 기술, 더 나아가 4차 산업혁명이라 불릴 정도의 빠른 사회 변화에 시시각각 변화하는 수많은 행위에 대해 사안별로, 그리고 적기에 원활하게 이루어지기 어려운 현실이 가장 큰 원인이라 생각한다. 

 

 

사진 촬영과 관련한 초상권 문제나 사생활 침해 문제 등은 (현대 사회의 전반에 흔한 특징인) 규범이 급격하게 변하는 사회적 상황 여건의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것이 원인을 찾을 수 있겠다. 디지털 이미징 기술과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의 보급,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유행 등등은 사실 21세기 들어와서 해당 사진이나 정보의 복제력과 전파력에 아주 손쉬워진 급변한 환경이고 20세기의 필름 사진 시대 전파성과 비교 불가하다. (디지털 카메라로 대표되는 언제나 휴대하며 누구나 쉽게 사진이나 영상을 촬영할 수 있고, 디지털 복제 기술이나 인터넷 등을 통한 광범위한 전파력은 사소한 업로드 하나로도 타인의 권리의 침해 위험을 높혔다) 이런 변화는 20년 남짓한 짧은 기간에 이루어진 급격한 변화이고, 이에 대한 사회 전반의 논의나 공감대를 이끌어 내기에는 매우 짧았다. 즉, 급변하는 사회 환경 변화에 전통적인 기존의 사회 규범/규율 시스템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 초상권

 

초상권은 사실, 법률의 명문의 규정이 있는 것은 아니다. 헌법의 기본권(인격권)에서 도출된 권리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고 (우리나라의 법제(성문법)도 하에서 이를 실정법에 의한 구체적인 법적 권리라고 하기에는 부족하며) 따라서, 헌법상의 기본권을 근거로 사법 제도하의 초상권의 권리구제를 요구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사법상의 절차(재판)을 통하지 않고는 실질적이고 실효적인 권리 행사를 하기는 쉽지 않다. (사법 재판에서는 조금 더 적극적으로 이를 적용할 여지는 있다)

 

(초상권은 기본권에 포함되는 권리의 일부로 보지만) '프라이버시권'은 사생활의 자유를 침해받지 않을 권리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프라이버시권이 영미법 하의 미국 등에서는 재판의 판례 등으로 폭넓게 인정된다고 해도 법체계가 상이한 우리나라에서는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일 수도 있지 싶다) 다시 정리하면, 현실에서 초상권 침해라는 용어는 많이 쓰이지만, 이는 재판 등 사법절차를 통해서야 비로소 권리로 인정되고, 그 구제 신청도 사법적 절차를 통해 가능하다. 즉, 초상권을 근거로 한 권리 주장하기 위해서는 사법적 절차를 통해야 하므로 일상에서 권리로 초상권 행사는 쉽지 않다. 그 외에 민사상의 사법절차 이외에 형법상의 명예훼손이나 사생활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나 정보통신보호법 등에서 규율하는 일부 조항을 근거로 할 수도 있겠지만, 이 법이 규율하고 있는 부분은 초상권과 직접적 관련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보호하고자 하는 법익 또한 다르다.

 

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2다31628 판결 [사생활침해행위금지등] [공2013하,1297]

[1] 헌법 제10조 제1문, 제17조, 제21조 제4항, 형법 제316조, 제317조 등 여러 규정을 종합하여 보면, 사람은 자신의 사생활의 비밀에 관한 사항을 함부로 타인에게 공개당하지 아니할 법적 이익을 가진다고 할 것이므로, 개인의 사생활의 비밀에 관한 사항은 그것이 공공의 이해와 관련되어 공중의 정당한 관심의 대상이 되는 사항이 아닌 한, 비밀로서 보호되어야 한다. 또한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얼굴 기타 사회통념상 특정인임을 식별할 수 있는 신체적 특징에 관하여 함부로 촬영 또는 그림묘사되거나 공표되지 아니하며 영리적으로 이용당하지 아니할 권리를 가지는데, 이러한 초상권도 헌법 제10조 제1문에 의하여 헌법적으로 보장되는 권리이다. 그러므로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또는 초상권에 대한 부당한 침해는 불법행위를 구성하고, 그 침해는 그것이 공개된 장소에서 이루어졌다거나 민사소송의 증거를 수집할 목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유만으로는 정당화되지 아니한다.

 

앞서 설명한 초상권의 모호함은 입법을 통해 초상의 권리와 한계에 대한 명문의 법규정을 통해 해결할 수 있겠지만, 수다 첫머리에서 언급했듯이 충분한 사회적 논의나 합의 없이는 졸속의 입법으로 인한 부작용이 더 우려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초상과 관련한 권리와 사회 현실 등 다방면에서 진지하게 고민하고 논의하는 과정이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한다. 

 

더보기

 

자기의 초상이 허가 없이 촬영되거나 또는 공표되지 않을 권리를 말한다. 인격권의 일부로 보는 견해와 프라이버시권의 일부로 보는 견해가 있다. 주로 저널리즘과 관련된 신문 사진, TV화면용 촬영에서 문제시된다. 일반적으로 돈을 지불하고 촬영할 경우, 분명히 보도 활동으로 판명된 촬영, 현대사의 범위에 속하는 초상의 공표 등은 피촬영자의 동의가 필요 없는 것으로 본다.

만약 남의 초상을 본인의 허가 없이 촬영, 공표, 전시하거나 그림엽서 등에 사용하여 권익의 침해가 발생하면 침해받은 자는 손해배상을 요구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목적이 상업용이 아니라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일 때는 예외에 속한다. 초상권은 원래 그림이나 조각으로 제작된 초상만을 문제로 삼아왔으나 19세기 후반 사진 기술의 발달과 조판인쇄술이 발명되어 사진의 대량복사가 가능해지면서 그 중요성이 더해졌다.

우리나라는 현행법상 초상권에 관한 직접적인 규정은 없으나 헌법상의 인간의 존엄과 가치권(제10조)에 근거하는 일반적 인격권에 포함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1982년 7월 23일 서울 민사지방법원이 본인의 동의 없이 사진을 낸 책을 판금한다는 최초의 초상권 침해 판결을 내린 바 있다. 그러나 초상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 상황에 맞추어 사망한 유명인의 초상까지 보호되어야 한다는 공표(publicity)법이 1895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제정되었다.

[네이버 지식백과] 초상권 (시사상식사전, 박문각)

 

사람은 천부적 인권과 기본권으로서 인격권을 가지고 초상권 또한 인격권의 일부임을 의심할 여지는 없다. 이 초상에 대한 권리는 양도할 수 없는 일신 전속의 권리다. (일부 사진 등에 '초상권을 양도 받아' 등의 문구를 본 적이 있는데 초상권은 양도되는 것이 아니므로 이런 문구는 이치에 맞지 않다, 초상 사용에 대한 승인/동의나 양해 -"위탁에 의한 초상화 또는 이와 유사한 사진저작물의 경우에는 위탁자의 동의가 없는 때에는 이를 사용할 수 없다." 저작권법 제35조 -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적절하지 싶다)  위탁에 의한 사진 저작물의 경우 위탁자(모델)가 해당 그림이나 사진의 권리를 취득하고 따라서 촬영자는 저작권의 사용 처분의 권한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일부 대가를 지급받고 모델을 촬영하는 경우는 어떨까. 이 경우 모델과 사전에 합의한 내용에 따른 사용/처분에 대한 일체의 권리는 저작권자(촬영자)에게 귀속하겠지만, 합의한 내용을 벗어나는 사용 범위(일례로 잡지에 싣기 위해 촬영한 사진을 상업용 전단 등에 사용하는 행위 등)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사자(死者)의 초상권 -  서울동부지법 2006. 12. 21., 선고, 2006가합6780, 판결

【판결요지】

[1] 인격권으로서의 초상권은 일신전속적 권리라고 할 것이어서 사자(死者)는 원칙적으로 그 권리 주체가 될 수 없고, 설령 일정한 경우 사자(死者)의 초상권이 인정될 수 있다고 보더라도 살아있는 사람의 초상권과 달리 그 보호범위를 제한적으로 인정하여야 할 것인데, 유사한 성격의 권리인 저작인격권의 경우 저자의 사후 그의 명예를 훼손하는 정도에 이르는 행위를 금지하는 방법으로 보호되고 있는 점(
저작권법 제14조 제2항 참조) 등에 비추어 볼 때 사자(死者)의 초상권도 사자(死者)의 초상을 사용한 것이 그 명예를 훼손하는 정도에 이른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인정될 수 있다.

 

디지털 이전의 필름 사진에서는 초상권의 논의는 신문 잡지 등의 저널리즘 또는 TV 등의 방송과 관련하여 크게 이슈화되었던 측면이 있다. 즉, 디지털 정보화 시대 이전의 초상권 침해가 일어나는 전파성을 갖기 위해서는 대표적인 미디어 매체를 중심으로 촬영, 공표, 전시 또는 상업적 사용 등으로 인한 권익의 침해에 대하여 주목했다. 따라서 각 방송이나 상업적/영리적 이용에 있어서 초상권의 엄격한 적용에 대한 공감은 상당 부분 이루어져 있지 싶다. 이 과정에서 일상의 삶이나 거리 모습 등을 촬영하여 잡지 등에 판매/게시하는 업계(포토 잡지사와 일명 거리 사진가 등)에서는 초상권이 실제 일상의 사회 모습을 반영하는 것을 가로막고 다큐멘터리 사진의 위기를 초래한다고 비판하였지만, 이런 길거리 사진 유형이 사회에 기여하는 이익과 보호받아야 하는 개개인 초상권의 보호 이익 사이에서 판단할 문제이고, 길거리 사진 촬영 자체를 금지하는 것이 아니며, 사진을 게시 공포할 때 초상권자의 사전 승인으로 가능하고, 만약 사전 승인이 없이 게시되었다고 해도 사후에 금전적 합의 등으로 해결 가능한 문제이니, 다큐멘터 사진의 위기라는 주장은 침소봉대한 측면이 있어 보인다.

 

파파라치 사진 등도 초상권과 사생활 보호의 법익과 관련해서 참고하기 좋은 예가 아닌가 생각한다. 공공의 이익이라는 공공의 알 권리와 공인(공적인 지위에 있는 인물을 의미하고 공공연히 알려진 인물이라는 뜻에서 관행적으로 쓰이는 공인과는 구분할 필요가 있겠다)이라고 하여도 사인으로서 개인 사생활을 침해받지 않을 권리, 그리고 자신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받지 않을 권리(퍼블리시티권) 등이 서로 충돌하는 부분 또한 있다. 이 부분은 각종 소송 등을 통해 꽤 알려져 있고 판례 등이 갖추어져 있으니 간단히 언급으로 족하고 자세히 다루지 않을 생각이다. 

 

그 외 일반 시민에서의 초상권은 실제 공표/전시/상업적 사용 등으로 인해 초상권 침해가 발생한다 하여도 자신의 초상권 침해로 인한 구체적인 손해를 증명하기 어렵고 따라서 법적인 분쟁이나 다툼에서 구체적인 손해액 산정이 쉽지 않고 그 액수도 그리 크지 않을 수 있다. 이 또한 각각의 상황이 달라서 간단히 유형화하기는 어렵다. 초상권 문제라기보다는 사생활의 침해(프라이버시 침해) 등을 다투는 것이 초상권 침해에 대한 주장보다 훨씬 다투기 편한 측면이 있고, 사생활 보호의 법익과 이에 대한 침해로 발생한 금전적 손해와 정신적 피해에 대하여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의 형태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면 지금 왜 이 시점에서 초상권이 자주 회자되는 것일까?

 

 

▶ IT 정보화 기술로 인한 공표와 전시의 변화, 그리고 디지털 시대의 전파성

 

최근의 초상권 문제의 화두는 변화된 미디어 환경과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웹 기반 소셜미디어 서비스 등으로 인한 공표/전시 그리고 전파성의 문제가 특정 매체(매스미디어)가 아니라 일반 대중에 의한 강력한 전파성을 가지게 된 것이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십수 년 전만 하여도 개개인에 의한 사진이나 영상에 공표/전시 등 전파성 문제는 매우 제한적이고, 사진 전시회나 신문 잡지 TV 등 미디어를 통해서만 가능한 측면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의 IT 기술에 의한 전파 가능성은 예측하기 어렵다. 원칙적으로 초상권의 침해나 사생활의 침해는 촬영이 이루어지는 직접적 행위에 의한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사진이나 영상의 사전 사용에 동의 없는 무단의 사용, 공표/전시, 각종 소셜 미디어등의 업로드, 다수의 공유 등으로 인한 전파성의 문제에서 비롯되지 싶다. 이 문제를 별도로 언급하는 것은 의도하던 의도하지 않든 상관없이 기술 발전으로 전파성을 비약적으로 발전하였고, 한번 전파된 정보는 쉽사리 되돌리거나 제거할 수 없으며, 직접 사진을 촬영한 자에 국한된 문제도 아닐 수 있다.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로 대표되는 정보 통신의 혁신된 환경은 누구나 초상권 침해의 피해자가 될 수 있고, 가해자가 될 수도 있는 환경으로 변화시켰다. 이는 초상권뿐만 아니라 타인의 저작물에 대한 침해 등으로 여러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기도 한다. 

 

 

공표/전시/상업적 사용 이외에 초상과 그에 부수한 권리나 보호 법익의 범위는 꽤 모호하고 난해하다. 흔히 원하지 않는 장소/순간에 촬영된 사진 등을 공표/전시/상업적 사용 이전에 삭제 등을 요구하는 것은 초상권 침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로 생각할 수 있는데, 초상권 침해를 사전에 예방하는 조치를 어느 정도 수준까지 용인할 것인가 또한 복잡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초상권 침해는 공표나 게시로 인해 발생하므로 촬영만으로 초상권 침해가 발생한다고 할 수 없고, 만약 이를 명문으로 규정으로 초상권 침해의 예방에 대해 규정한다 해도 초상권의 침해의 결과에 대한 상당한 인과관계 존재 여부에 대한 다툼은 결국 사법적 절차를 통해서 가능하고, 예방이나 미수에 대한 규제를 생각하기는 곤란하다. (초상권 침해가 있거나 일어날 가능성이 상당한 경우에도 침해 예방을 위한 자력구제는 허용되지 않을 것이고 따라서, 초상권 침해에 대한 구제와 예방은 모두 사법적 절차를 통한 권리 구제에 따를 수밖에 없지 않을까?)

 

또한 누군가 자신을 촬영한 사실만으로 초상권 침해가 있다고 주장할 수 있을까? 그리고 촬영자에게 초상권 침해 또는 예방을 근거로 공공의 장소 등에서 자신의 초상이 포함되어 촬영된 이미지의 삭제 요청할 수 있을까? 촬영자가 초상권 침해가 아님을 주장하면서 촬영 데이터의 삭제를 거부할 경우, 이에 대응하여 초상권 침해를 주장하는 자가 자력으로 구제 (삭제 등을 강제)하는 것을 허용해야 할까? 일반 시민 간의 이런 다툼에서 타인의 카메라나 스마트폰의 사진 등에 열람을 요구할 권원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일부의 권리 침해가 있다 해도 일반적인 경우 자력구제는 허용되지 않으므로, 초상권 침해에 대한 충분한 근거를 제시하기 어렵다면, 이를 강제할 수 있는 정당한 공권력의 집행 없이는 불가능하지 싶다.

 

초상권 침해를 사전에 예방할 적극적인 권리를 주장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권리 침해에 대한 구제 방식 또한 권리 침해가 발생하면 침해받은 자는 손해 배상을 요구할 수 있는 것에 그친다. 손해를 예방할 적극적인 권리를 유추하기 쉽지 않다.

 

 

▶ 초상권(프라이버시권), 퍼블리시티권, 저작권

 

그 외 사진과 관련된 권리로 초상권과 혼동되는 퍼블리시티권과 저작권에 대해 간략히 정리하자면, 초상권은 인격권으로 동의 없는 사진의 촬영과 게시/공표로 인한 침해에 대응하기 위한 권리이고 퍼블리시티권은 일종의 재산권으로 자신의 초상 사용으로 인한 재산상의 이익에 관한 권리로 이해할 수 있다. 초상권은 기본권의 하나로 일신 전속의 권리이므로 타인에게 양도하거나 처분할 수 없다. 하지만, 퍼블리시티권은 재산권으로 권리의 양도 등 처분 행위도 가능하다. 종종, '초상권을 양도받았다'는 등의 표현을 쓰는 경우를 보는데, 이는 적절하지 않고 초상권과 관련하여 사진의 사용상의 권한(일종의 제한된 퍼블리시티권)에 대해 동의나 승인을 얻었다고 하는 것이 올바른 표현이지 싶다. 저작권은 사진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창작물에 대한 포괄적이고 광범위하니 모두 다루기는 어렵겠고, 인물 사진과 관련한 저작권에 국한하여 잠시 언급하면, (사전에 정함이 없는) 초상 사진이나 영상 등 촬영 창작물의 '저작권'은 일반적으로 촬영자에게 있다고 할 것이고, '위탁에 의한 초상화' 또는 이와 유사한 사진 촬영물에서 촬영자에게 저작권이 귀속한다고 하여도, 사전 위탁 계약에 의해 정해진 용도 외의 게시나 공표, 전시 등의 사용은 이에 대한 별도의 동의나 승낙, 양해가 있어야 사용 가능지 싶다. 하지만, 이런 저작권 귀속 문제는 일상의 위탁 계약에서는 명확하게 규정되지 않고 모호하게 처리되는 경우가 많은데, 행사 등의 기념 촬영 등에서 계약 시에 저작권이나 원본 소스 등의 처분권 등이 누구에게 귀속하는지 위탁 계약 시에 양 당사자의 합의에 따라 명확하게 규정할 필요가 있다.  

 

아래 트럼프의 사진의 경우, 트럼프는 미국 대통령으로 공적 지위에 있는 자이므로 공적 행상에서 촬영된 사진이므로 초상권 침해의 소지는 없다. 단, 해당 사진으로 -제품 사진 등을 합성- 금전적 이득을 취하는 행위를 한다면 이는 트럼프의 재산적 이익을 침해하는 퍼블리시티권 침해가 될 것이고, 해당 사진의 저작권은 촬영자 (또는 촬영 계약한 회사)에게 있으므로 이를 지금처럼 마구 가져오면 저작권 침해의 소지가 있다. (하지만, 미 정부의 홍보기관에서 일반적 목적의 사용을 승인 -또는 묵인하는- 즉, 일종의 홍보용 이미지라 생각한다)

출처 - 구글링

 

(초상권을 근거로 공공의 장소에서 자신의 초상이 포함된 사진의 촬영을 금하는 등) 배타적인 권리까지 포함하고 있을까? 초상권 자체는 선언적 권리의 성격이 강하고 배타적인 행위를 할 수 있는 권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즉, 인격권 또는 프라이버시 권으로 보아야 하고 인격권이나 프라이버시 권은 배타적 권리라 하기보다는 타인으로부터 권리 침해 시 구제할 수 있다는 선언적이고, 피동적 권리라고 하여야 하지 않을까. 따라서 촬영이 빈번히 일어나는 공공의 장소에서 초상권을 근거로 타인의 일반적인 촬영을 막거나 방해할 수 있는 배타적 권리로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스토킹 등 '사생활 침해'의 소지가 있을 경우에는 그 보호 법익에 따라 일정 배타적 권리로 작용하겠지만, 이는 초상권에서 직접 도출하는 권리라고 보기 어렵고, 초상권 자체는 선언적인 권리라고 보아야 하지 싶다.    

 

초상권의 침해가 언제 발생하는가 하는 문제는 조금 복잡해 보인다. 일반적인 법리로 생각하면, 초상권 침해의 시기는 사진 촬영이 있은 때 바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사후 촬영물의 '게시'나 '공표' 등이 있을 때 사후적으로 발생한다고 보아야 하지 않을까. 따라서 (공공장소 등에서 명시적으로 촬영 거부 등의 표현이 사전에 있지 않은 한) 사진 촬영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초상권 침해를 주장하기 어렵고, 프라이버시 권 또는 사생활 침해 또한 사진의 게시/공표가 없는 촬영 만으로 권리의 침해를 주장할 수 없다. 따라서 권리 침해 또는 이를 예방하기 위한 근원으로 자신의 초상권 침해가 우려된다는 사실만으로 타인의 카메라에 저장된 사진 확인/열람을 강제할 수 없을 것이고, 촬영된 필름이나 이미지 파일(또한 이는 타인의 재물로 볼 수 있고)의 삭제를 요구할 권원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촬영행위 자체만으로 타인의 법익의 침해로 인정되거나 범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는데 이는 아래에서 다루자)

 

최근, 기술 발전으로 유튜브 또는 소셜 네트워크 상에 촬영과 거의 동시에 실시간(라이브?)으로 공표/게시가 가능하는 여러 기술적/문화적 환경이 바뀌는 것 또한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즉, 촬영과 게시/공표가 거의 동시에 일어나고 따라서 초상권 또는 프라이버시권 침해 또한 거의 즉각적으로 일어난다고 보아야 하지 싶다. 이런 정보 통신 기술의 발전으로 촬영과 공표/게시로 인한 권리 침해가 실시간으로 일어나는 경우에 대해 침해 방지 또는 예방을 적극적으로 가능하게 할 것인지 어느 수준에서 이를 제한할 수 있는지 등의 당위성 대한 논의도 앞으로 더 이어져야 하지 싶다. (곁가지들을 다루면 수다가 너무 길어질 듯하다. 이 정도로 정리하자)

 

 

 

▶ 도촬

 

아래는 몇 해 전 기사인데, 도촬이라는 자극적인 용어를 사용하는 그리 바람직하지 않은 예라 생각해서 인용하였다. 공공장소, 길거리 등에서 촬영이 모두 도촬이 되는 것일까? 모호한 부분이 있어서 고민해 봐야 하지 싶다. 여행 중 길거리(공공장소) 사진 좀 찍어서 트위트나 인스타그램 등에 게시했다고 '외국인 도촬'이라고 비난하는 것이 옳은 걸까?

 

"외국인 도촬이 '감성'이라니요?"

 

https://news.naver.com/main/ranking/read.nhn?mid=etc&sid1=111&rankingType=popular_day&oid=008&aid=0004079550&date=20180718&type=1&rankingSeq=1&rankingSectionId=105

 

"외국인 도촬이 '감성'이라니요?"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외국인 몰래 찍어 올린 뒤 '#현지느낌' '#감성충만' 등 해시태그 달아 SNS 공유… "초상권 침해, 민사상 손해배상청구 위자료 청구될 수 있어"]한 인스타그래머가 지난해 "체코 프라하 구시가지 여행 때의 소중한 추억"이라며 게시한 영상. 원본엔 프라하 시민들의 얼굴이 모자이크 처리 없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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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촬은 일반적으로 '도둑 촬영' 정도의 의미이겠고, 촬영되는 사람의 허락이나 승인이 없는 경우를 의미하지만, 모든 도촬이 범죄라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즉, 불법적인 동기의 촬영과 구분되어야 하며, 촬영자의 사전 허락이나 승인이 없었다고 모두 도촬로 몰아버리는 것 또한 일반 상식 수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성폭력 처벌에 관한 특례법' 등에서 규정된 불법 사진과 영상 등은 촬영 행위 자체로 범죄가 성립한다. 즉, 이는 일반적인 초상권의 인격권을 단순히 침해하는 것에 거치지 않고, 성폭력의 한 형태로 그 자체로 범죄가 성립하며 이에 합당한 처벌을 받는 것은 일반의 법감정에도 부합한다. 이외에도 타인의 인격을 침해하는 사진은 도촬이라는 일반적인 범주에 속할지라도 불법행위가 될 것이다. 이런 범죄, 불법과 구분하지 않고 '도촬'이라는 애매모호함으로 세상 엿보기와 여행 중의 기록이자 기념의 사진 모두를 싸잡아 비난하는 것이 과연 정당할까? 

 

앞의 기사에서 예를 든, 여행 중 거리의 풍경과 사람들을 일상의 자연스러운 시선으로 촬영하는 것은 '도촬'로 지탄받아야 하는 행위일까? 길거리 촬영과 관련하여 어느 나라도 법으로 이를 금지하지는 않는다. 즉, 일상의 거리 광경을 촬영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용인된 행위이지만, 동의 없이 촬영된 사진을 공공연하게 게시/공표는 행위가 타인의 초상권을 침해하는 것이고, 이에 대해서 게시/공표를 위해서는 촬영된 사람의 사전 승낙 등의 절차를 요하고, 이런 절차가 없이 게시된 경우, 초상권 침해를 이유로 게시의 중단을 요구하거나, 금전적인 손해 배상 청구 등이 가능하다고 이해하는 것이 옳다. (공공의 장소 등에서의 촬영과 별개로 사적 영역 등에서는 사전 승인이나 승낙 없는 촬영 자체가 위법이 되는 경우도 있다)

 

공공의 장소는 이에 걸맞은 공공의 규칙, 때로는 관습과 도덕으로 규율되는 에티켓 등을 지켜야 하고 이런 규범 내의 자유로운 촬영까지 '도촬'이라는 이름으로 비난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수의 사람이 모여있는 광장은 그 사회의 축소판이자 법률 이전에 서로의 배려와 상식과 도덕이 작용하며, 이런 광장의 규칙을 믿는다. 광장에서의 자유는 타인에게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자유롭기를 희망한다. 굳이 법의 개입 없이도 서로의 상식에 부합하는 선에서 서로 이해하고 즐길 수 있지 않을까? 광장 한가운데서 자신이 조금이라도 나오는 사진 촬영을 거부한다면, 광장에서 혼자 있고 싶다고 모두를 나가라고 요구하는 것과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크게 다르지 않다.  

 

그리고, 사진과 관련한 문제, 즉, 사람이 살아가는 모든 영역에 법적 제재, 불법, 위법의 기준에서만 판단해야 하는 걸까? 사진 등의 취미 생활과 관련해서는 흔히 에티켓이라고 부르는 방법이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에티켓 등의 상식, 도덕률을 기반으로 해서 자율적인 통제가 이루어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 않을까!

 

급격하게 변화하는 사회 문제를 규율하는데 법적 제재는 가장 강력한 수단인 동시에 사후 약방문 같이 작용하는 경우 또한 흔하다. 따라서 강력한 수단으로 인해 부작용이 있고, 지금 현재 발생하는 문제점에 즉각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특정 행위를 강제하거나 금지하는 것은 또 다른 권리(자유권 등)를 침해할 우려 또한 크다. 단순한 형벌이나 행정벌로 범칙금이나 과태료로 근원적인 해결 방법이 된다는 보장도 없다. 법적 제재만큼 강력한 효력을 가지는 수단은 아직 없지만, 최선 또는 최상의 해결 방법이라는 것에는 의견이 일치하지 않을 것이다. 흔히 일반적이고 자율적이며 도덕적인 규율 수단도 있다. 규범적 성격은 미약하지만 강제성이 없다는 점은 큰 장점이 될 수 있어서 자율에 맡겨 두어야 할 사회 문제도 많다. 

 

 

그리고 남의 사적 공간을 훔쳐보는 것은 법에서 규정한 불법 행위이지만, 공공장소에서 훔쳐보기(물론 정도의 차이에 따라 판단 또한 달라지겠지만, 일반적인 범주의 공공장소에서의 엿보기/구경)는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수는 있지만, 바로 범죄가 되거나 불법/위법 행위가 되는 것은 아니며, (조금 관대하게 생각하면) 타인의 삶을 훔쳐보는 사회 속의 인간의 내재된 속된 욕망 중의 하나일지도 모르겠고, 때로는 보고 배우며 그 사회의 일원이 되어가는 과정으로써 (사회화의 과정) 하나일 때도 있으며, 타인을 바라보며 자신을 객관화하며 살아가는 것이 현실의 우리들 아닐까 싶다. 기술이 발전해서 편해지고 좋아지는 것도 많지만, 한편으론 의도하지 않은 사소한 실수가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피해를 야기하기도 해서 함께 살아가기 위해 서로를 배려하는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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