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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ies about photography and cameras/Optical Lens Design

<렌즈의 광학구성(Optical Design)과 구조 X V> 초광각 대칭형 광학식의 원형 - Russar MR-2 20mm f5.6 / Pyccap MP-2 20mm f5.6

 

Notice - 상식 수준에서 다루는 비전문적이고 깊이 없는 포스팅이므로 숨겨져 있을 오류와 논리적 비약, 수다쟁이의 헛된 망상에 주의가 필요하다.

 

최신의 렌즈들은 멀티 코팅 기술과 새로운 광학 소재의 개발 그리고 컴퓨터를 이용한 광학 설계로 매우 복잡하고 다양해졌다. 따라서 단순히 광학 설계식이나 구성 요소의 배치로 렌즈의 특성을 파악하기는 거의 불가능해서 MTF나 상세 리뷰 등을 통해서 짐작하거나 간접 체험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올드 렌즈들은 그 간명한 구성이나 특징적인 요소들의 광학 설계 디자인과 구성 도면만으로도 어떤 특성을 가질까 유추하는 재미가 있다. 그리고 광학 설계가 만들어지고 실제 렌즈가 제작되던 과정의 이야기는 어린 시절 할머니 무릎을 베고 듣던 옛날이야기와 같은 정겨움이 묻어나서 관련 자료를 재미있게 찾아 읽곤 한다. 그리고 당시의 간명한 구성 탓에 광학 설계의 원리 등을 이해하기 쉽고, 이후 영향을 받은 렌즈들을 쫓다 보면 전반적인 흐름이나 유행을 이해하는데도 솔솔찮게 도움이 되는 측면이 있다.

스스로의 생각해도 이유를 알수 없는 버릇 중의 하나는 올드 렌즈의 광학 설계식을 찾아서 이리저리 살펴보고 고민하는 것이다. 그러다가 이베이에 관련된 광학식의 쓸만한 렌즈 매물을 찾아 헤매는 것은 덤이다. 사실, 광학에 대해서 체계적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렌즈의 광학 설계 도면/구성도를 유심히 관찰한다고 광학적 특성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지도 않을 뿐더러, 단순히 설계 도면을 본다고 모르던 원리를 알게 되는 것도 아니니 정말 잉여스러운 짓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쓸모와 효용과는 별개로 소소한 관심이 해당 사진이나 렌즈 그리고 카메라에 더 큰 애착으로 이어지고 나름 올드 렌즈 마니아로 성장하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을 즐긴다.

한편, 광학 기술의 축적은 매우 지난하고 많은 시간과 노력(광학 소재의 개발 역사는 광물학을 기초해서 유리 용융 기술의 발전이 있었고, 그외 초기의 기하광학에서 수학자들의 연구와 기술 축적이 있었다) 이 필요한 분야라고 알려졌지만 광학 설계 부분은 뛰어난 설계사의 번쩍이는 아이디어가 꽤 결정적이었다는 생각도 든다. 20세기 초/중반의 광학 설계에도 한방?이라는 로또 같은 대박도 없잖아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다소 엉뚱한 상상도 하게 된다.


▶ 초광각 대칭형 광학식

초광각 대칭형 렌즈의 원형은 러시안 광학 설계사인 Mikhail Mikhilvich Rusinov에 의해 만들어졌다. 최근 Lomography에서 Russar 20mm f/5.6을 복각하여 발매하면서(New russar+ 5.6/20) 홍보하고 있는 내용을 발췌해서 일부 인용해 보자.

 

 

 

Mikhail Mikhailovich Rusinov

이 New Russar+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이 엄청난 광학 구조를 만들어낸 장본인 Mikhail Mikhailovich Rusinov (Roosinov로 쓰일때도 있으며 러시아어로는 Russian Русинов)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Rusinov는 매우 뛰어난 광학 기술자 였으며 1935년에 광각 렌즈를 만드는 브랜드를 설립한적이 있었습니다.

뛰어난 피아노 연주자 이기도 한 Rusinov는 광학 기술 제조 방법을 음악의 구성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 음악이 음표의 구성으로 이루어지는 것처럼 광학시스템도 이처럼 비슷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였다. 이 생각은 정확했으며, Rusinov의 방식은 진정으로 혁신적인 디자인으로써 영원히 광각 사진을 바꾸어 놓았다.

중략...

 

 

 

 

 

이전 광각 렌즈의 문제는 사진의 가장자리에 조명이 매우 불완전했다는데 있었다. Rusinov의 새로운 광학 방식은 광각렌즈의 이중 조명을 허락하며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하지만 세계 2차 대전 때문에 Rusinov는 이 기술에 대한 특허를 1946년 까지는 허락 받을수 없었다.

<출처> https://microsites.lomography.com/russar-lens/ko/history/

 

 

 

 

Rusinov의 광학 설계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46년에야 특허 등록되었던 것 같다. 따라서 고안은 1935년에서 1946년 사이에 이루어졌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실제 해당 특허에서 고안한 내용이 적용된 렌즈는 1958년 Russar 20mm f/5.6이 되어서야 만들어졌지만, 그의 특허(고안)는 다른 제조사의 초광각 렌즈에도 영향과 영감을 주었는데, 대표적인 것으로 1954년 Carl ziess Biogon 21mm f/4와 슈나이저 super angulon 21mm (슈나이더에서 제조되었고 라이카의 이름으로도 판매되었다) , 로덴스톡 Grandagon 등이다.

Russar MR-2 20mm f/5.6의 광학 설계는 대칭형 초광각 광학 설계의 시초라고 말할 수 있지만, 최초의 대칭형 초광각 렌즈라고는 말할 수 없는 아주 어색하고 어중간한 입장이다. 고안이나 특허 취득은 이전에 이루어졌지만, 렌즈 자체가 1958년이 되어서야 구 소련의 KMZ에서 만들어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전에 carl ziess biogon 21mm f/4는 이 고안을 바탕으로 자신들만의 아이디어를 덧붙여 1954년에 이미 상용 렌즈를 출시하였다.

Russar MR-2가 Carl ziess나 Leitz에서 고안되고 만들어졌다면 최초나 성능에 대한 온갖 화려한 수식어가 잔뜩 붙여서 미화되었을 테지만, 이 렌즈는 러시아(구 소련)에서 만들어졌고 최초의 고안자는 러시아의 광학 설계자였다는 사실로 인해 자주 언급되지 않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 Russar MR-2 20mm f/5.6

광각 또는 초광각 렌즈의 대표적인 2가지 문제점은 왜곡 수차로 인한 배럴 왜곡과 이미지 주변부의 광량 저하(흔히 비네팅이라고 부르는)라고 할 수 있다. 대칭형 설계는 왜곡 수차를 매우 잘 억제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서 이 점에서는 뚜렷한 장점이 있다. 하지만, 광각 렌즈 하면 당연히 뒤따르는 주변부 광량 저하 문제에서는 그리 자유롭지 못하다.

1958년 등장한 Russar MR-2 20mm f/5.6 렌즈 몸체는 알루미늄 소재로 제작되었으며, 1972년 이후 블랙 페인팅 버전이 만들어졌다. m39 스크루 마운트로 제작되었으며 일부 Kiew (Contax RF) 마운트 타입은 개조된 것이 아닐까 추측한다. 렌즈 전면에 MR-2 또는 MP-2로 각인된 것이 있는데 키릴 문자 P가 영어 R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수출용 버전에는 영어를 주로 표기하고 내수 버전에서는 키릴 문자를 사용한 것으로 생각된다. 키릴 문자로 "Русcap MP-2"는 Russar MR-2와 동일하다.

 

Russar MR-2 20mm f/5.6은 짧은 초점거리와 대칭형 설계로 매우 콤팩트한 크기이다. 1958년에 만들어진 Russar MR-2 20mm f/5.6 는 알루미늄 소재를 사용하여 매우 가볍고 작은 렌즈이고, 초광각 대칭형 설계의 이런 컴팩트한 구성과 외형은 레트로 포커스 / 역초점 (retrofocus / reverse telephoto) 설계의 초광각 렌즈와 좋은 대비/대조를 이룬다. 미러박스의 공간 때문에 촬상면에 근접하는 대칭형 구조의 렌즈를 사용할 수 없었던 SLR 카메라에는 레트로포커스(역초점) 광각 렌즈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레트로포커스 광각 렌즈는 미러 공간과 비대칭 설계로 인해 긴 경통의 외형을 가질 수밖에 없었고, 전면 입사부의 구성요소의 구경을 증대하여 밝은(빠른) 렌즈를 만드는 데는 어느 정도 장점이 있었을 게다.

 

Russar 20mm f/5.6 (New russar+ 5.6/20) 사양을 정리하면 4군 6매의 대칭형 구성과 M39 마운트, 시야 범위(AOV, angle of view)는 약 94˚, 최근접 촬영 거리는 0.5m 등이다. 하나 특이한 점은 최근 복각된 New russar+ 5.6/20는 황동+크롬 도금으로 만들어져 무게는 증가했으나 워낙 가벼운 렌즈였으니 상대적으로 무거워진 것에 불과하지 않을까.

대칭형 설계의 광각 또는 초광각에서 촬상 소자에 근접하는 사출 구조와 이로 인한 촬상면의 조사 각도 문제, 즉, 디지털 이미지 센서에서 주변부로 갈수록 입사하는 광선이 사선으로 기울어져 발생하는 색 표현의 균질성에 문제가 발생한다. (흔히 보라색  마젠타 색감이 촬영 이미지 주변부에서 도드라져 보이는 현상) 촬상소자로서의 필름은 노광 되는 빛의 조사 각도에 따른 색 균질성 문제에서 디지털 이미지 센서에 비해 비교적 자유롭지만, 디지털 카메라에서는 노광되는 빛의 조사각이 큰 사광을 보일 수밖에 없는 대칭형 초광각 렌즈가 그리 애용되지 못했다. 최근에 이면조사 방식의 이미지 센서(Back-side illuminated sensor) 등으로 이런 결점이 많이 해소되고 있으므로 이 문제도 기술 발전으로 해결되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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