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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당탕탕 수리 22> 렌즈 내부 산란(플레어) 방지 흑칠과 겨울 나기 준비

 

겨울맞이 아니 월동을 위해, 카메라와 렌즈 등을 정리하다가 오래전에 개조했던 Canon SH 30mm f1.7 렌즈를 구석 상자에서 발견했다. 개조할 때는 하프 프레임 필름 카메라의 렌즈 화각과 APS-C 규격 이미지 센서의 디지털카메라와 궁합이 잘 맞을 듯해서 꽤 공들여 만들었는데 막상 실 사용에서는 플레어가 거슬렸었다. 지금 보니 개조할 당시 내부의 황동 재질의 헬리코이드 부분의 깔끔해 보여 그냥 두었는데 그 부분에서 렌즈를 통과한 빛이 산란되어 플레어가 심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실제 헬리코이드가 맞물리는 부분과는 상관 없고 초점 이동에는 전혀 문제가 없어 보여서 무광의 흑색 페인트를 붓으로 도색했다. 정성과 집중력 부족 탓에 도색 면이 고르지는 않지만, 페인트가 채 마르기도 전에 카메라에 마운트 해서 테스트해보니 그럭저럭 조금 개선되었지 싶다. 야간 실내에서 효과를 크게 확인할 수 없으니 주간 야외에서 한번 사용해 봐야겠다. 하나를 보면 대충 짐작이 가겠지만, 대충 흐지부지 놓치거나 흘리고 사는 게 얼마나 많았을까 싶다.

 

 

 

내부 산란에 의한 플레어나 글로우 현상은 종종 확장형 튜브 어댑터의 내부에서도 발생하는데, 산란 방지를 위해 흑칠 도료를 덧바르거나 검은색의 융 재질의 천을 크기에 맞게 잘라서 양면 테이프 등으로 튜브 내부 반사 의심 지점에 붙여두면 효과가 꽤 좋다. 외관 상으로 드러나지 않는 부분이니 미적으로나 사용 시에도 그리 마이너스 요소는 아니다.

 

 

 

 

진열장에 늘어 선 수동 렌즈들이 꽤 많은데, 하나씩 먼지를 털어주고 조작부를 작동시키며 상태를 확인하고 있으니 감회가 새롭다. 이전에는 무심히 지나쳤던 부분들도 눈에 띈다. 종종 동영상 촬영 시에 올드 수동 렌즈를 간간히 물려보곤 새로운 감흥에 젖기도 한다. 근래 영상 녹화에서는 촬영의 편의와 조작의 번거로움 탓에 최근 만들어진 렌즈를 물려서 AF 또는 MF를 선택적으로 활용했고, MF 모드에서도 간단히 초점을 원하는 피사체에 정렬할 수 있는 인스턴트 AF 설정을 주로 사용했는데, 완전한 수동 초점이 때로는 더 정성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래 저래 올드 렌즈 덕후라는 것을 부정하긴 어렵겠다.

 

어떤 의미에서는 올드 수동 렌즈는 스틸 이미지 촬영에서 활용하는 것보다 간단한 영상 촬영용에 더 적합해 보인다. 물론 촬영 중에 부드러운 초점 이동 등을 위해서는 추가되는 악세사리와 이를 위한 세팅(설정)을 매번 다시 하기는 번거롭지만, 감성 없이 돌아가는 AF 보다는 손으로 조작하며 원하는 느낌에 충실할 수 있는 점은 더할 나위 없는 매력이다. 또한 아마추어로서 아주 비싸고 접근하기 어려운 영상용 렌즈들의 좋은 대안이 되기도 했다. 촬영하고 편집하며 머리 속에 정리되지 못한 것들을 잘 엮어 깨닫고 배울 것이 참 많은데 바람은 하루가 다르게 차가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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