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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산들

기어코 밤 (夜). 2017년 11월 본문

Not Going Anywhere/산들산들(日常茶飯事)

기어코 밤 (夜). 2017년 11월

잉여인간 SurplusPerson 2017.11.14 23:22



하늘이 높고 말이 살찌는 계절이란 옛말은 정녕 지금도 맞는 걸까? 말이 지금도 가을이면 살이 찌는지는 모르겠지만, 미세 먼지에 덮힌 하늘은 높은 줄은 모르고 살고 있다. 내일부터 추워진다는 일기예보를 들었는데, 바닥을 뒹구는 낙엽을 휩쓸고 가는 바람이 드세고 하늘을 가로지르는 구름도 빠르게 지나고 있었다. 별 다른 생각없이 정류장에서 차를 기다리며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 보고서야 있었는데 그제야 오늘은 하늘이 맑은 줄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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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중반 즈음엔 시간이 너무 빠르게 지난다. 오후의 햇빛이 잠시 창가에 내리쬐는 것을 본 듯한데  사방은 어느 새 어두웠다.


"기어코 밤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이제 햇볕은 멀리 산꼭대기에만 간신히 남아 있어,

서쪽 하늘에 아지랑이처럼 한 줄기 빛을 던지고 있을 뿐입니다."



알퐁스 도테의 "별"에서는 아마 한여름의 짧은 밤이었으리라. 겨울 초입인 지금, 햇볕 아지랑이 같은 한줄기 빛을 볼 새도 없이 어둠은 갑자기 내려 앉는다. 일찍 찾아온 밤도 그리 길게 느껴지지 않는 것이 아쉽다. 짧아진 낮의 길이 만큼 밤의 길이가 늘어났을 텐데 그런 것과는 아무 상관없는 듯이 밤의 시간 조차 빠르게 지난다. 집에 돌아와 늦은 저녁을 먹고 카메라에 담긴 몇 장의 사진을 들여다 보는 사이에 어느 새 자정이 가까웠다.



FUJIFILM | X-Pro1 | Manual | 1/15sec | ISO-200


야경 사진에 익숙하지 못한데 문득 더 추워지기(더 늦기) 전에 도심의 야경이라도 담아두어야 겠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시간 참 야속하게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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