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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Y & Modding/Modding Accessories

개조된 Canon SH 30mm f/1.7 렌즈 사용 후기 - Canon demi EE17 고정형 렌즈 / Modified Canon SH 30mm f/1.7 for digital mirrorless camera (Fujifilm FX mount)

 

일전 캐논 demi EE17의 고정형 렌즈 canon SH 30mm f/1.7을 추출해서 디지털 미러리스 카메라에 이종 장착이 가능하도록 개조했었는데 간단한 사용기와 감상에 대해 남겨보려고 한다. - 개조 과정은 이 블로그 어딘가를 뒤져보거나 검색하면 찾을 수 있다.

 

최근 렌즈 사용기를 남기는 것에 회의와 주저함이 많았다. 먼저 주관적인 감상을 전제로 하다 보니 여러 선입관이나 개인적인 취향과 일반화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경험 등에 크게 좌우될 수밖에 없고, 소개나 정보 제공 또는 소소한 감상의 애초 의도와는 동떨어진 시시콜콜한 렌즈의 광학 성능이나 가치에 대해 정돈되지 않은 헛소리를 늘어놓고 있는 듯해서다. 그리고 트집 잡기로 일관하다 보니 '즐긴다'와 '나쁜 렌즈는 없다'는 기본 마음가짐에 자꾸 빗겨났음을 느꼈던 이유도 한몫을 했다. (나쁜 렌즈는 없지만 불순?한 의도로 가치가 이상하게 부풀려지고 왜곡된 몇몇 사실에 대해 뭐라도 한마디 하고 팠다) 아래의 두서없는 감상평도 정제되지 않은 날 것의 서툰 평가일 수밖에 없고, 카메라를 가지고 노는 것을 좋아하는 아마추어 애호가의 섣부르고 설익은, 비전문적이고 아주 개인적인 감상임을 고려하길 바란다.

 

 

주문한 m39- FX 어뎁터가 며칠 전에서야 도착했고, 설 명절을 앞두고 분주해진 탓인지 여유롭게 사진을 찍지는 못했던 듯하다. NEX용의 어뎁터를 후지 미러리스용으로 교체하고 틈틈이 들고 다니면서 사진을 찍으려 했지만, 많은 사진을 남기진 못했다. 그래도, 하프 프레임 카메라에서 추출한 작은 렌즈는 휴대와 가벼운 촬영에 잘 어울리는 듯하다. APS-C 프레임의 미러리스에 장착했지만 45mm 정도의 환산 초점거리는 약 50˚ 정도의 시야각으로 스냅이나 일반적인 촬영에 활용하기 좋다. 1:1 시야각에는 약간 못 미치지만 광학 뷰파인더가 있는 RF 타입의 미러리스라면  두 눈으로 뷰파인더와 일반 시야를 모두 활용하며 촬영도 가능한 수준이다.

 

 

 

먼저, 실내에서의 촬영은 편안하다. 적절한 초점거리로 카페에서 맞은 편에 앉은 상대방을 촬영하는데 무리 없고 좋은 화각을 보여준다. 보케가 썩 이쁘다거나 배경 흐림이 썩 맘에 들진 않지만, 45mm 초점거리와 최대 개방 f/1.7 조리개는 실내에서 별다른 추가 조명 없이도 셔터 스피드 확보에 큰 어려움은 없었고, 주 피사체를 강조하는 배경 흐림에 활용하기에 불편은 없는 듯하다.

 

이 렌즈에 대한 기대치가 그리 크지 않았다. 30mm f/1.7의 사양, 그리고 하프 프레임 카메라에 고정 장착된 렌즈였으므로, 비교적 작은 구경과 짧은 플렌지백의 렌즈다. 일반적인 교환형 렌즈와 광학적 성능을 비교하면 기대치는 딱 실용적인 렌즈에서 더 이상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다. 고급형 하프 프레임 카메라라고 하여도, 하프 프레임 자체가 요구하는 능력치가 35mm 풀프레임 카메라에 비해 가벼울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Canon SH 30mm f/1.7, Neg.Hi

 

Canon SH 30mm f/1.7, PROVIA

 

앞쪽 배경 흐림과 뒤쪽 배경 흐림, 보케가 썩 이쁘진 않지만, 최대 개방에서 이 정도 묘사력이면 그리 나빠 보이진 않는다. 주변부에서 화질과 광량이 떨어지지만, 이런 특성은 어느 렌즈나 조리개 최대개방에서 으레 나타나곤 한다. 하지만 APS-C 규격 카메라로 이종교배 시 일반적인 35mm 포맷의 렌즈들에서는 크롭 프레임의 특성상 주변부를 제외된 상을 보게 되는데, 하프 프레임 규격 렌즈에 의해 만들어지는 주변부까지 모두 활용한 상을 본다면 상대적으로 주변부의 화질 저하나 광량 저하가 더 체감될 수는 있겠다.

 

색 재현력은 최근의 디지털에서 캐논의 화사함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다. 붉은색이 그리 강조되지 않는 편이며 차분하고 사실적인 색채 느낌을 받았다.

 

작고 가벼운 렌즈이고 무한대에서 최단 촬영 거리(0.8m)까지 포커싱 링의 조작 범위가 약 90˚ 정도에서 최단거리와 무한대 초점 조절이 가능하므로 일반적인 교환형 수동 렌즈에 비해 비교적 빠른 포커싱이 가능하다. 이는 헬리코이드의 나사 피치 규격이 작은 회전 움직임으로도 많은 전/후 이동값을 가지기 때문인데, 빠른 수동 초점 잡기에는 도움이 되지만, 정확한 초점을 위한 미세한 조정에는 그리 유리하지 않은 구조다.

 

단점이라면 플레어와 글로우 현상에 취약해 보인다. 아래 이미지에 액자 중앙에 반사된 빛에 의해 글로우 현상이 보인다. 실내라 하여도 광원 등 근처에서 밝기 차이가 분명한 경계면에서는 글로우 현상이 자주 확인된다. 올드 렌즈/단일 코팅에서 광학계 내부 난반사로 인해 흔하게 보이는 특성이라 할 수 있지만, 실내의 그리 강하지 않은 조명임에도 불구하고 실내조명의 광원이 시야 범위 근처에 있어도 부담스럽다. 단순히 코팅의 문제라기보다는 SH 30mm f/1.7 렌즈 설계식의 광학적 특성이자 문제점에 의한 것이라 생각한다. 이 렌즈는 플레어에 매우 취약한 광학계를 가지고 있다.

 

Canon SH 30mm f/1.7, Neg.Hi

 

 

개조로 인해 전에 없던 접사가 가능하게 되었다. 1:1 등배를 넘어서는 접사가 가능한데, 아래 아이폰 이미지의 왼쪽 부분과 귤 이미지의 왼쪽 경계면에 플레어가 눈에 띈다. 플레어가 보라색을 띠는 것으로 봐서는 색수차도 문제되는 듯하다. 원래 없던 접사 기능이니 트집 잡고 싶은 생각은 없다.

 

Canon SH 30mm f/1.7, PROVIA

 

Canon SH 30mm f/1.7, PROVIA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으로 명도 차가 큰 경계면에서 플레어/글로우가 심하게 발생한다. 안개나 연기가 아니다. 아래 해 질 녘의 약한 역광에서는 플레어나 글로우가 문제되지 않았다. 아마도 입사각이 큰 사광에 의해 발생하는 플레어에 취약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런 때에 후드를 장착하면 효과를 볼 수 있지만, 필터 구경이 34mm로 일반적인 구경은 아니다. 그리고 후드를 장착하게 되면 렌즈 전면의 조리개 조작부를 가리는 형태이므로 난감하다. 후드 대용으로 필터의 얇은 테두리라도 활용해 볼 요량으로 34mm UV후드를 주문했다. 필터를 잘 쓰지 않는 편인데, 때때로 후드의 제한적인 효과라도 기대할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다.

 

Canon SH 30mm f/1.7, PROVIA

 

Canon SH 30mm f/1.7, Provia

 

Canon SH 30mm f/1.7, ASTIA

 

기대치가 크지 않았던 탓인지 플레어 문제만 제하면 생각보다 마음에 든다. 무엇보다 가볍고 작으며, 부담 없으며 포커싱도 간편하다. 왜곡 수차도 눈에 띄지는 않는다. 아래 빌딩은 원근 왜곡에 의한 것이므로 왜곡 수차와는 다르다. 화질에 굳이 구애받지 않는 스냅 촬영의 용도로 활용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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