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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eras of the world/Soviet & Russian Camera & Lenses

주피터 Jupiter-8 5cm f2 'П' (Step. 1), Feat. 청라지구 중앙호수공원

 

 

이제는 8월 하순, 하지만 아직도 무더운 날이 계속된다. 올해 여름이 NASA 관측 이래로 가장 더운 여름으로 기록된다지만 언제까지 여름이 계속될 리는 없을 테다. 아니나 다를까, 짙은 녹음 사이로 간간이 보이는 갈색의 징조들이 며칠 사이 부쩍 눈에 띈다. 더위에 지쳐 일요일 오후 늦게 바람이라도 쐴 겸 찾은 청라지구 중앙 호수공원, 아직은 여름, 하지만 가을이 머지않았음을 느끼게 한다.

 

그런데 청라지구 하면 인천 북항 근처의 덩그렇게 지어진 대규모 아파트형 주거 단지 정도로만 생각했었다. 5년 전쯤인가 처음 청라지구 입주가 시작되었을 무렵 근처를 자주 지나쳤었는데, 부동산 경기 활황의 마지막을 지나친 직후이었던지 텅 비다시피 한 단지를 지나치며 유령도시?를 연상했었던 게 기억난다.  이제는 꽤 정돈되어 전형적인 Bed 타운의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일산의 아파트 단지 등과 비교하기엔 아직은 한산함이 부쩍 눈에 띄지만, 일요일 오후 여유 있는 한산이 한편으로는 기분 좋다. 물론 고층아파트나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 로망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커다란 호수를 끼고 바다를 접한, 그리고 잘 정돈된 도로들을 보면 건설족들의 상술에 빠져 계속 아파트를 쫒는 우리 사회의 현실이 한편으로 수긍이 된다.

 

이번에 추가로 장만한 주피터 Jupiter-8 5cm f2 'П' 렌즈를 챙겨 들고 늦여름 나른한 일요일 저녁의 풍광을 담아보려 했다. 더운 태양에 달궈져 대지만큼이나 메말라 버린 감성 탓인지 결과물이 그리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할레이션 효과로 감성 표현을 시도하지만 뭔가 어색하고 부자연스럽고 어지러운 보케까지 정신이 산만해진다. 필름 시뮬레이션으로 벨비아 효과를 선택했는데 이 또한 적절한 선택은 아니었던 것 같다. 올드 렌즈 특유의 색감과 벨비아의 강렬한 색은 썩 좋은 조합 같아 보이지는 않는다.

 

 1930년대의 오래된 광학 설계 Sonnar는 다용도의 렌즈인데 APS-C 규격 미러리스에 장착하고 보니 시야 범위(FOV)가 35mm FF 규격 기준으론 준망원 75mm 초점거리 렌즈처럼 언저리가 되어 아쉽다. 화각이 준망원이 되다 보니 지금의 Jupiter-8은 '사람'이나 주제가 명확한 정물을 찍을 때 더 매력적인 느낌이다. APS-C 타입 미러리스에 이종 교배된 탓에 화각이 좁아져 탁 트인 자연경관의 풍경사진에는 (좁은 시야 탓인지) 못내 아쉽고, 답답해지기 십상이다. 물론 이 날도 인물 촬영용으로 주로 찍었지만, 개인적인 블로그에 타인의 인물 사진을 공개하는 것은 주저하게 된다. 

 

 

 주피터-8의 현대화 버전인 Jupiter-8M 2/53 렌즈는 명암대비가 큰 부분에서 글로우 현상이 심해서 원하지 않는 빛 번짐  효과가 나타나곤 했다. 하지만 한 세대 이전의 코팅 기술이 적용된 Jupiter-8 5cm f2 'П' 버전에서는 훨씬 덜 하다. 가지고 있는 렌즈가 문제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결과는 의외다. (좀 더 자세히 관찰하여 추후 사용 소감을 정리해 볼 요량이다) 아직 충분히 겪어보지 못해서 섣부른 평은 유보하지만 일단 사진 찍는 맛이 꽤 좋은 렌즈임에는 틀림없다.

 

 

 

 

Jupiter-8 5cm f2 'П', Velvia

 

 

Jupiter-8 5cm f2 'П', Velvia

 

 

Jupiter-8 5cm f2 'П', Velvia

 

 

Jupiter-8 5cm f2 'П', Velvia

 

 

Jupiter-8 5cm f2 'П', Velvia

 

 

Jupiter-8 5cm f2 'П', Velvia

 

 

Jupiter-8 5cm f2 'П', Velv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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