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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eras of the world/Soviet & Russian Camera & Lenses

주피터-12 35mm f2.8 / JUPITER(Юпитер)-12 2.8/35mm

Notice 얄팍한 상식 수준에서 다루는 비전문적이고 깊이 없는 포스팅이므로 숨겨져 있을 오류와 논리적 비약, 수다쟁이의 헛된 망상에 주의가 필요하다.

 

 

주피터(Юпитер) -12는 Contax RF 카메라에 교환용 광각 렌즈였던 'Zeiss Biogon 35mm f2.8'의 소련 복제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전쟁배상이라는 주장이 있으나,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는 없고, 일부 생산설비와 반제품 상태의 부품, 그리고 연구/개발/생산 기술자를 강제로 러시아(현재의 우크라이나 등)에 강제 이주하여 자체 생산을 시작했다.)  최초의 Biogon으로 불렸던 렌즈이지만 현재 칼자이스의 비오곤 렌즈 설계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Zeiss Biogon 35mm f2.8는 자이스의 Sonnar 광학식을 재설계하여 설계된 것으로. 현재의 Biogon 설계는 역초점 광각(레트로 포커싱) 렌즈를 대칭형으로 배치한 광각 설계식을 말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전혀 별개의 렌즈라고는 할 수는 없다. Biogon 35mm f2.8의 광학 설계가 더욱 진일보하여 Biogon 21mm f4.5가 되었다고 보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비오곤 광학 설계의 장점은 왜곡 수차가 매우 낮다는 점이다. 올드 렌즈 광학 설계에서 광각렌즈에는 술통형 왜곡(Barrel distartion)이 문제 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작은 입사구를 갖는 레트로 포커스 방식의 광각렌즈에서는 실패형 왜곡(Pincushion distartion)이 나타나기도 한다. 비오곤 설계식은 대칭형의 설계는 아니지만 비교적 왜곡 수차가 잘 억제되고 있고 (렌즈의 후면 사출부가 매우 돌출하여 장착이 제한적이 단점이 있었지만) 왜곡 없는 35mm 광각 렌즈로 꽤 오랫동안 사랑받은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Zeiss Biogon 35mm f2.8

 

 

 

2차 세계대전 배상의 일환으로 독일 자이스 이콘의 광학기술과 설비, 인력 등을 입수한 소련은 KMZ를 통해 자이스의 여러 제품을 복제(초기에는 부품을 직접 독일 예나에서 조달하기도 하였다)하여 생산하게 되었다. 그 일련의 복제한 생산품 중 하나가 Jupiter 12이다. 1947~48년 독일에서 제공받은 광학유리를 사용하여 최초 샘플을 제작하였고, 이후 초기 몇 해의 KMZ에서 생산된 수량은 아주 제한적이었는데 이는 아마도 독일에서 직접 광학유리 등 핵심 주요 소재를 제공받아 제작한 것에 이유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탓에 초기 KMZ의 독일 광학 복제품들은 독일 자이스産 못지않은 광학성능을 가진 렌즈로 고평가 받기도 한다, 초기에 독일에서 직접 광학유리 등을 제공받은 이유는 주피터 렌즈 포스팅에서도 잠시 언급한 바와 같이 독일 광학유리와 당시 소련의 광학유리가 광학적 성질이 달랐고, 따라서 기존 독일 자이스 광학 설계와 적합성 문제에 기인한 것으로 생각한다. 광학유리는 원재료(Raw material glass)의 성분 및 특성과 제조공정 상의 첨가물 등에 따라서 광학적 성질(굴절율과 투과율, 분산율 등)이 달라지므로 광학유리의 광학특성이 동일하지 않다면 렌즈의 광학 디자인도 이에 맞게 수정되어 재설계 과정을 거쳐야 했다. 따라서 초기에는 독일에서 기존의 독일 광학유리를 제공받아서 제한적으로 생산하다가 재설계 등의 준비가 완료된 1950년대 이후부터 본격적인 소비에트의 렌즈들이 제조/생산 된 것이지 싶다.

 

Jupiter - 12 Optical design

 

 1952년 외형 일부의 변화와 함께 KMZ에서는 Contax RF 마운트의 주피터 12를 본격적으로 제조/생산이 이루어 진듯 하다. 이후 소련의 주요 생산 거점에 따라 제작 조합의 마크와 외형의 일부 작은 변화나 외부 색상에 차이를 보이며 제조되었고 마운트 방식은 조르키와 Kiev 등의 카메라에 따라 M39 마운트와 Contax RF 마운트가 각각 적용되어 제작되었다.

 

 렌즈의 주요 사양은 초점거리 35mm 단일 초점거리이며, 화각 63˚, 조리개는 F2.8~F22, 조리개날은 5매, 최근접 촬영거리는 0.9m, 무게는 130g, 필터 구경은 40.5mm이며 필터 고정 링과 조리개 조절 부위가 동일하여 필터 장착한 상태에서 필터를 돌려 조리개 값 변경이 가능하다.

 

 

 

렌즈와 관련된 설명은 이정도로 하고, 본격적으로 주관적인 감상이나 느낌 따위의 이야기를 해보자.

 

주피터 12의 광학적 특징은 억제된 왜곡 수차와 크게 빠지지도 튀지도 않는 기본에 충실한 무난함으로 정의할 수 있겠다.(비오곤 35mm f2.8과 동일)  장점은 무엇보다 광학적 성능에서 35mm 광각렌즈로서의 준수함이다. 사출부로 돌출할 수밖에 없는 설계상의 문제점에도 비오곤이 Contax I, II, III의 기본 광각렌즈로 오랜 기간 자리를 지켰던 것과 같이, 주피터 12 또한 KIEV 카메라의 기본적인 광각 렌즈로 꾸준히 제조되었다. 이는 역 초점 광각렌즈가 나오기 이전의 당시 상황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1930년대 이후, 조나와 테사, 제논, 엘마 등의 등장으로 35mm 필름 판형에서 표준과 망원은 제법 안정적인 광학성능을 구현하였다. 하지만 광각의 분야에서는 설계부터 기술적으로 쉽지않은 단계에 있었다.(초기 광학의 주안점은 멀리 있는 물체를 또렷하게 보는 것-망원경-과 미세한 물체를 크게 확대하여 보는 것-현미경-에 맞춰져서 발전하였고, 넓은 범위는 시야를 이동시키면서 관찰이 가능하였으므로 광각렌즈에 대한 기술/설계는 상대적으로 광학기술의 발전에서 소외된 분야였지 싶다) 30년대에 광각 렌즈는 그 수가 매우 제한적인데 contax I/II에는 28mm(2.8cm) 초점거리의 Tessar가 있지만, 설계상의 한계로 최대 개방 조리개는 f/8에 그친다. 토포곤(tofogon) 또한 왜곡 없는 광각렌즈이지만 1933년 처음 등장할 당시에는 주로 항공 관측/지도 제작용 등으로 그 쓰임이 매우 제한적이었고 1950년이 되어서야 tofogon 25mm f/4 자이스 예나(동독)에서 만들어졌다.

 

SLR 카메라에 맞도록 역초점 광각 설계의 광학식이 유행하기 시작하는 50년대 중반 이후에야 그나마 광각렌즈의 본격적인 설계와 제작의 숨통이 트여 다양한 레트로 포커스 광각 렌즈들이 출시되기 시작했다. 현재 소형화되고, 고성능의,  다양하고, 매우 밝은 광각렌즈를 쉽게 접할 수 있는데, 이는 광학 소재와 설계, 기타 새로운 신기술 등을 통한 진보 덕분이며, 수많은 요소의 렌즈를 소형화 경량화가 가능하게 한 고굴절 렌즈와 코팅기술, 그리고 광학 수차를 억제할 수 있는 비구면 렌즈와 저분산 렌즈 기술의 발전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따라서 당시의 기준에서 봤을 때는 지금처럼 흔한 광각렌즈가 아님을 고려하자.

 

단점으로는 특이한 사출부(후옥) 돌출 구조로 인해 적용될 수 있는 카메라가 한정적이 것은 무엇보다 아쉽다. 이종교배를 위한 경우에도 미러 공간 때문에 여유공간이 없는 SLR의 경우에는 당연히 불가능하고, 상대적으로 플랜지 백 거리가 짧아 여유가 있는 미러리스 디지털카메라의 경우에도 이미지 센서 주변을 둘러싼 구조물(대부분 셔터박스)로 인해 개조를 거치지 않고 포커싱의 무한대 구간까지 모든 초점 영역에서 사용 가능한 경우는 흔하지 않다. 조리개는 무단이며 조리개 조작부는 렌즈 전면 필터 링을 돌리는 방식이다. 일반적인 경통 측면에 위치하는 조리개 조절 링 비해 조작 편의성은 떨어진다.

 

 

 비오곤 35mm f2.8 렌즈는 오래전부터 사용해 보고 싶은 렌즈였다. 특이한 외형뿐만 아니라, Sonnar 타입 렌즈에 대한 선호와 선망에 기인한 무한한 기대감으로 올드 비오곤의 묘사력이 무척 궁금했다. 사출부 돌출이 심한 렌즈라 사전에 미러리스에서 이종교배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염려가 있었지만, 충동이 더 컸다. 하지만 몸에 베인 게으름 탓에 차일피일 미루던 중에 Contax RF 이종 장착이 가능한 어댑터를 장만하게 되었고 내친김에 그나마 저렴한 선택지로 Jupiter -12를 구매했다. 후지필름의 X-pro1 마운트 한 결과는 촬영거리 0.9m 구간에서 1.2m 구간 정도만 제한적으로 가능하다. 소니 미러리스 a6000에서도 거의 비슷하며, 그 이상의 촬영거리로 초점을 이동할 경우에는 렌즈 후면의 돌출부가 내부의 이미지 센서 보호 목적+셔터 박스의 테두리에 걸린다. 결론적으로는 망했지만, 한편으론 Zeiss Biogon에 탐욕의 손을 뻗치지 않은게 다행이지 싶다.

 

Photo by Jupiter - 8M 2/53

 

 

소니의 A7 시리즈의 경우 풀프레임 센서이므로 이미지 센서 바로 앞까지 렌즈 후면이 닫지않고 가능할 수도 있겠다.(이미지 센서가 커서 셔터박스도 크다) 이종교배와 관련해 하나 더 덧붙이자면 렌즈의 후면 요소가 촬상소자에 최대한 근접하는 광학설계의 특징으로 인해 이미지 센서의 방식에 따라 촬상소자면에 빛의 조사각이 수직에 가까운 것이 아니라 아니라 사각이 될 가능성이 높고 따라서 그 결과로 촬영 결과물 주변부 화질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이는 촬상소자에 최대한 근접하는 후면 사출부-일본식 조어로 흔히 '후옥'이라 칭하기도 한다-을 가진 렌즈들의 일반적인 특징으로 이종교배 시에도 종종 발생하는 문제이다. 그리고 최신의 이면조사형 Exmor R CMOS 센서가 적용된 소니 A7RII에서는 이런 문제가 많이 개선되었다고 한다) 날씨도 무더운데 이런 재미없는 포스팅이라 맥이 빠진다. 당분 간은 야외의  시원시원한 곳을 찾아다니며 카메라와 함께 여름의 낭만을 즐겨야 할 듯하다.

 

 

근접 촬영 밖에 할 수 없어 전체적인 성능을 알 수는 없지만, 최 근접 촬영에서의 이미지 등에서 볼 때 특유의 묘사는 꽤 만족스럽다. APS-C 규격의 이미지 센서라서 이종교배로 장착하면 초점 거리가 약 52mm에 육박하여 표준 렌즈에 해당하게 된다. 최대 개방에서도 비교적 선명하여 해상력이 나빠 보이진 않고 색감, 발색, 채도 등 밸런스도 좋아 보이며, 조나 특유의 색 재현력이 기분 좋게 묻어나는 느낌이다. 그리고 최단 촬영거리의 근접 촬영임에도 왜곡이 거의 보이지 않는 점 또한 인상적이다.

 

단점은 APS-C 이미지 센서 카메라에 이종 장착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염려되던 주변부의 광량 저하가 보인다. 풀프레임 바디 미러리스(Sony A7)에서 사용이 가능한 경우에도 조리개 개방에서는 주변부의 광량 부족으로 어느 정도의 비네팅 효과가 예상된다. 이런 주변부 광량 감소는 앞에서 설명한 렌즈를 통과한 빛의 조사각도와 관련있다고 생각한다.

 

한동안 개조 또는 꼼수를 부려서라도 정상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궁리해 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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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싱 가능한 거리가 매우 제한적(0.9~1.2m)이라 야외에서 촬영은 무리다. 골방의 책상 위 막 사진으로 마무리를 대신한다.(골방이므로 조리개 값이 최대 개방 상태이며, ISO 감도도 높아 입자가 거칠다)

 

 

 

 

jupiter-12 35mm f2.8, ASTIA

 

 

jupiter-12 35mm f2.8

 

 

jupiter-12 35mm f2.8

 

 

jupiter-12 35mm f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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